'남산 3억원 사건'에 등장하는 인물은 누구?
2019-01-19 10:00
라응찬, 현재 신한금융그룹 일군 '금융맨'…라응찬의 역사가 곧 신한의 역사
위성호, 대표적인 '친·라' 라인…30년 이상 신한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
위성호, 대표적인 '친·라' 라인…30년 이상 신한에 몸담은 정통 '신한맨'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신한은행 남산 3억원 의혹’의 재조사를 권고하면서 해당 사태가 9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논란이 되고 있다.
신한은행 남산 3억원 의혹 사건은 2010년 당시 신한금융지주의 ‘1인자’인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2인자’인 신상훈 전 신한금융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촉발됐다.
라응찬 전 회장은 은행업계 1위인 현 신한금융의 신화를 만들어낸 최장수 최고경영자다. 금융권에서 가장 오랫동안 은행에 몸담은 뱅커이자 신한 금융 4연임 회장으로서 라 전 회장의 역사는 곧 신한금융의 역사이기도 하다.
재일동포 주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1991년 이후 19년 동안 신한금융의 최고경영자로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다.
특히 조흥은행과 LG카드 인수는 금융업계 인수·합병(M&A)에서 가장 성공적인 업적으로 평가된다. 신한금융그룹 성장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도 절제된 리더십으로 세상은 그를 ‘겸손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최고경영자(CEO)’로 평가했다.
2009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를 벌이던 중, 2007년 라 전 회장의 차명계좌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 50억원이 송금된 사실을 밝혀냈지만 불기소 처분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0년에는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에게 3억원의 뇌물을 줬다는 신한은행 남산 3억원 사건으로 역풍을 맞았다.
라 전 회장은 이 사건에 휘말려 신한금융에서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검찰은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경영자문료에서 3억원을 빼낸 혐의(횡령) 등으로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과 신상훈 전 사장을 기소했지만, 막상 이를 지시했다는 라 전 회장은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은 라 전 회장이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세 차례에 걸친 소환 요구에 불응하자, 증인신청을 철회하고 추가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
현직에서 물러난 지 20년 가까이 됐지만 검찰의 소극적인 태도에 아직도 정·재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신한 사태를 언급할 때 라 전 회장만큼 자주 등장하는 인물이 위성호 신한은행장이다.
위 행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와 1985년 신한은행에 입행해 신한카드 사장을 거쳐 지난 2017년 신한은행장에 오르기까지 33년간 신한금융에서만 일한 전통 ‘신한맨’이다.
위 행장은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주요 계열사를 거치면서 관리자로서 뛰어난 역량을 보였다. 특히 신한카드 사장 재임 당시에는 ‘코드나인’과 빅데이터 사업의 초석을 닦아 신한카드가 업계 1위로 안착하는 데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위 행장은 대표적인 ‘라응찬 라인’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검찰은 위 행장이 남산 3억원과 신한은행 경영권 분쟁 사태 당시 임직원들이 라 전 회장에게 유리하게 위증하도록 한 것으로 보고 관련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