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떠난 13만명, 경기·인천으로 간 까닭은?

2019-01-18 11:21

서울시내 아파트 전경 [사진=아주경제DB]


비싸도 너무 비싸죠? 집값만 그러면 다행인데 전셋값도 도저히 감당이 안 되죠. 서울에서 말입니다. 최근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지만 이를 체감할 만큼 낮아지진 않은 듯 보입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작년 한 해 13.56% 올라 2006년(24.11%)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작년 말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가격은 8억1595만원입니다. 30대 직장인이 숨만 쉬면서 월급을 다 모은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에 적당한 아파트를 마련하는데 걸리는 시간은...한숨부터 나오네요.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4억6277만원이나 합니다. 역시 만만치 않네요.

서울에서 벗어나 경기도로 간다면 좋은 집에 살 수 있을까요? 단순 아파트값을 비교했을 때 그럴 것 같습니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 좋은 커뮤니티시설을 이용하고 보다 안전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


작년 말 기준 경기도 아파트 평균 가격은 3억6071만원입니다. 서울 아파트값 절반도 안 되네요. 심지어 서울 전셋값보다 쌉니다. 지역별 차이와 신규·노후 아파트 차이를 무시한 평균값이긴 하지만 차이가 많네요.

인천은 더 쌉니다. 작년 말 기준 인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6782만원. 저렴하다고 볼 순 없지만 서울 집값과 비교해선 3분의 1 수준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탈(脫)서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이주한 순이동자는 13만명인데요. 2017년에도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이동한 인구수는 10만명이었습니다.

30대와 40대가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매년 10만명씩 그리고 30대와 40대 서울 거주자가 경기·인천으로 이주하는 여러 가지 요인 중에서 주거문제는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더 이상 전세살이가 지긋해 경기와 인천으로 과감하게 이주를 감행하는 경우도 있고, 신도시와 택지 등 신규아파트가 입주를 시작하면서 이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산에서 분양한 아파트 모델하우스 모습 사진=포애드원 제공 ]


작년 말 청약을 진행한 '일산자이 3차' 아파트 사례를 보면, 고양시(해당지역)에서 들어온 청약 통장수는 901개였는데 기타지역에서 들어온 청약 통장수는 1936개로 2배 이상 많았습니다. 기타지역 청약자들 대부분은 서울 거주자로 판단됩니다.

취재를 위해 수도권 택지지구와 신도시 등을 다니다 보면 "서울을 벗어나면 주거만족도는 '정말' 올라가겠구나" 생각이 듭니다. 실제 경기·인천행을 택한 사람들도 비슷한 판단으로 이주를 했다고 말합니다. "지은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를 전세로 전전하느니 수도권의 멀지 않은 신도시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출퇴근이 조금 번거로워지더라도 주거안정성을 택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라고 말입니다.

한동안 유행했던 말이 "집은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었죠. 서울을 떠나는 사람들. 이들은 서울에서 밀려난 걸까요. 아니면 서울이 주지 못하는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찾아 자발적으로 서울을 떠난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