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고속성장' 인도 車시장, 독일 제치고 세계 4위로 껑충

2019-01-16 11:12
인도 작년 차량판매 전년비 8.3%↑
中·美·日 이어 세계 4위 자동차시장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사진=AP·연합뉴스]


2018년 중국, 미국, 일본, 독일 등 세계 주요 자동차시장이 일제히 정체 신호를 보냈지만 8% 이상 고속 성장률을 보이면서 여전히 쌩쌩 달리고 있는 나라가 있다. 인도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자동차 컨설팅기업 LMC 오토모티브의 자료를 인용해 인도에서 지난해 399만대의 자동차가 팔렸다고 전했다. 전년 대비 8.3% 급증한 것이다. 인도는 판매량 기준 세계 4위 자동차시장이라는 타이틀도 따냈다. 지난해 374만대가 팔린 독일은 5위로 밀려났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21년까지 인도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위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 시장의 고속성장은 세계 주요 시장이 둔화되거나 정체된 상황에서 이뤄낸 것이라 더 눈에 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인 중국의 경우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소비심리가 급격히 냉각되면서 작년 한 해 2808만대 판매량을 기록, 전년 대비 2.8% 줄었다. 1990년 이후 첫 감소세다. 미국은 2018년 1730만대 차량이 판매돼 2017년에 기록한 1720만대를 간신히 웃돌았다. 일본에서는 작년 527만대 자동차가 팔리면서 전년 대비 0.7% 상승에 그쳤다.

반면 전문가들은 인도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하면서 고속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FT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인도의 자동차 밀도(인구 1000명당 보유 자동차 수)가 27대에 그친다면서, 중국의 145대나 독일의 570대에 훨씬 못 미친다고 전했다.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여력이 충분하다는 신호다. 인도 뭄바이 소재 암빗증권의 바수데브 바네르지 자동차산업 애널리스트는 앞으로 수년 동안 인도 자동차시장이 연간 6~8%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저가 제품에 수요가 몰린다는 점은 인도 시장의 한계로 지적된다. 바네르지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인도에서 판매되는 신차의 평균 가격은 약 7000달러(약 786만원)다. 주요 선진국 시장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자동차 밀도가 낮은 것도 인도 국민들의 구매력이 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피치의 애나-마리 바이스덴 애널리스트는 “인도와 중국은 경제 사정이 다르다. 중국은 경제 성장과 함께 구매력이 큰 소비층이 생겨났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아직 그런 신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 결과 고급 명차로 유명한 독일 자동차업체들은 인도에서 시장점유율 1%대로 고전하고 있다. 인도 시장 부동의 1위는 마루티스즈키다. 1982년 일본 스즈키자동차와 인도 정부가 합작해 세운 회사다.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54% 점유율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