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SUV, 제네시스’로 미국 시장서 ‘새 날개’ 편다
2019-01-14 12:00
플래그십 SUV '팰리세이드·텔루라이드'로 SUV 공략… 제네시스 브랜드 가치 높인다
시장 상황 녹록치 않지만 '품질'로 극복
시장 상황 녹록치 않지만 '품질'로 극복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경제 저성장 기조와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의 확산 등으로 위축되고 있는 미국 시장에서 확고한 품질 경쟁력과 신차 모멘텀을 앞세워 판매 반등에 나설 계획이라고 1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SUV와 친환경차 라인업에 집중한 신차전략과 고급차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시장안착에 주력해 판매반등 및 수익성 강화를 도모할 계획이다. 정의선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이 강조한대로 올해를 "V자 회복의 원년"을 만들어가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다.
◆ ‘SUV 신차’로 ‘판매량‧수익성’ 두 마리 토끼 잡는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녹록치 않은 한 해를 보냈고 올해 역시 시장 판도가 결코 호의적이지는 않다”면서도 “SUV 라인업을 대폭 강화해 판매를 공격적으로 늘려가는 동시에 수익성까지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미국시장에서 ‘SUV 신차’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선 기아차가 대형 SUV인 텔루라이드를 출시한다. 텔루라이드는 기획부터 디자인, 생산까지 미국 고객만의 취향을 반영해 개발한 첫 모델이다. 14일(현지시간) 열리는 2019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통해 양산형 모델을 처음 공개하고 올해 1분기 중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4종의 SUV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현대‧기아차가 SUV 라인업 강화에 집중하는 이유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SUV 트렌드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승용 판매가 전년 대비 13.3% 감소하는 동안 SUV, CUV, MPV 등 픽업트럭을 제외한 RV 차종의 판매는 8.7%나 성장한 것.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RV의 경우 대당 판매단가가 높아 수익성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는 RV 차종의 판매를 늘리며 미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탈피하고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 힘써왔다. 현대차는 지난해 코나와 신형 싼타페, 투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출시하고, 전기차 코나 EV와 수소전기차 넥쏘 등 친환경 라인업을 선보였다. 기아차도 쏘렌토 페이스리프트, 니로 EV를 새롭게 선보이며 RV 판매 확대에 주력했다. 그 결과,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미국 내 RV 판매 비중은 51.1%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미국시장 주력차종인 쏘나타와 쏘울 신차도 기대를 모은다. 현대차는 하반기 미국 시장에 신형 쏘나타를 출시할 계획이며 기아차는 1분기 중 쏘울 신차를 출시한다.
◆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 시장 안착 주력
현대차가 올해 미국시장에서 주력하는 또 하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시장 안착이다. 2016년 미국 시장에 처음 진출한 제네시스는 그동안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차근차근 다져왔다.
올해는 전용 딜러망 확충과 차종 확대공급 등을 통해 브랜드 입지를 공고히하고 판매 반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먼저 제네시스는 올해 상반기중 G90 신차를 미국 시장에 선보이고 판매 확대에 주력할 방침이다.
프리미엄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딜러망 분리도 속도를 낸다. 제네시스는 앞서 지난해 미국 전역에서 브랜드 등록을 완료했으며, 추가로 올해는 딜러 선정, 딜러 라이선스 획득 등을 통해 1분기까지 미국 전역에서 제네시스 전담 딜러망 선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 출시된 G70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전문지로 손꼽히는 미국 모터트렌드 선정 ‘2019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시장으로부터 우수한 품질과 상품성을 인정받고 있다”며 “제네시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와 마케팅 활동을 지속해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미국시장 올해도 어렵지만 ‘품질로 극복’
현대차그룹이 미국에서 판매반등을 도모하고는 있지만 시장 상황은 호의적이지 만은 않다. 지난해 소폭 성장에 그친 자동차 산업수요가 다시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되며, 판매 확대를 위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원달러 환율 불안,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업체들의 공세, 미국 정부의 자동차 관세 부과 움직임 등도 현대·기아차에 비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의 동반 상승으로, 소비심리가 급격하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악재다.
하지만 희망은 분명히 있다. 현대차그룹의 ‘품질 노력’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것. 최근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의 품질에 대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먼저 제네시스 G70는 ‘2019 북미 올해의 차(NACTOY)’ 승용부문 최종 후보에 올라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시장조사업체 제이디파워의 ‘2018 신차품질조사(IQS)’에서 31개 전체 브랜드 중 제네시스가 1위, 기아차가 2위, 현대차가 3위를 각각 기록하는 등 현대·기아차가 품질평가 1~3위를 휩쓸기도 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시장에서 누적판매 2000만대 돌파라는 대기록을 수립한 현대·기아차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성장모멘텀을 일으켜 빠른 시간내에 누적 3000만대 판매를 향해 나갈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