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에너지장관 "유가 안정 위해선 누구와도 협력"

2019-01-13 17:15
2021년 아람코 상장 앞두고 유가 부양 목소리 키워
사우디 8조원 채권 발행 성공…외국인 투자 '이상무'

9일(현지시간)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기자회견장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최근 들어 부쩍 유가 부양의지를 강하게 나타내고 있다. 알 팔리 장관은 올해 유가 안정을 위해 모든 이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협력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우리는 시장에 안정을 가져올 수 있는 모든 생산국들과 협력할 것이다. 석유수출기구(OPEC)을 비롯해 다른 누구라도 우리와 함께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를 낮게 유지할 것을 공개적으로 요구하면서, 산유국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가의 급락세가 본격화되자 산유국들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양새다. 사우디를 포함한 OPEC 국가들뿐만 아니라 러시아 등 비OPEC 산유국들도 유가급락을 막기위해 감산에 합의했다. 

앞서 지난 9일 알 팔리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1월 원유 수출 물량을 하루 평균 720배럴로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 물량은 오는 2월에는 710만 배럴로 더 줄어들 예정이다. 알 팔리 장관은 또 1월 산유량 역시 102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알 팔리 장관의 발언에 유가는 급등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칼 팔리 장관이 원유시장의 균형을 위해 다른 산유국에도 추가 감산을 제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가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같은 유가 부양은 세계 최대 산유회사인 아람코 사장을 앞둔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도 있다. 알 팔리 장관은 13일 인터뷰어서 아람코의 상장시기가 2021년이 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그동안 아람코는 유가 급락 등 변수로 상장이 차일피일 미뤄져 왔다. 그러나 아람코의 상장을 통해 얻는 자금은 사우디 경제개혁의 밑거름이 될 예정인만큼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는 게 사우디 정부의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전했다. 

아람코는 상장에 앞서 달러 표시 채권을 발행해 국영석유화학 업체인 사빅(SABIC) 인수 자금을 마련할 예정이다. 그동안 사우디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로 국제사회에서 큰 비판을 받았다. 외국인 투자가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일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사우디는 75억달러(약 8조4708억원) 규모의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결국 카슈끄지 살해 파장이 외국인 투자에 미친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았다고 외신은 지적했다. 향후 아람코의 채권 발행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