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높던 아이폰 中서 '세일'…"이례적 현상"

2019-01-13 16:10
일부 온라인 유통업체서 10~20% 가격인하
"브랜드 가치 하락→판매감소 '악순환' 우려"

[사진=애플 제공]



애플이 야심차게 출신한 고가 아이폰 모델들이 중국에서 체면을 구겼다. 최근 중국 유통업자들은 아이폰 판매 부진을 극복하고자 가격인하에 나섰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3일 전했다. 

쑤닝을 비롯한 중국 거대 유통업체들은 지난 11일부터 온라인 매장에서 아이폰 가격을 10~20% 인하해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가격에 신경을 썼던 애플의 가격 인하는 굉장히 이례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가격인하는 아직 온라인 매장과 프리미엄 리셀러 매장에만 한정돼 있다. 판매 실적이 좋을 경우 가격인하는 오프라인 매장으로도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대 유통업체 중 하나인 쑤닝은 최근 아이폰 XR(용량 128GB)의 가격을 6,999 위안(약 115만원) 에서 5,799 위안으로 내렸다. 1,200 위안이나 저렴해진 것이다. 쑤닝뿐만 아니라 다른 온라인 매장에서도 애플이 공식 책정한 판매가보다 낮게 가격이 책정된 아이폰 제품들이 속속 등장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CNBC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애플은 (중국에서) 가격 책정 부분에서 실패했으며,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소비자들이 열광할 만한 차별화된 요소들을 갖추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에서의 실적 전망 하향조정의 원인으로 중국의 경제와 무역전쟁을 꼽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아이폰의 잘못된 가격 책정이라는 지적이다. 

방송은 중국에서 팔리는 아이폰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것보다 무려 26% 이상 비싸다면서 대부분의 중국 소비자들이 감당하기에는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또 5G 등 소비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기술을 늦게 도입되는 것도 아이폰의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고 외신은 강조했다. 

한편, 중국에서 가격인하 조치가 취해지면서 일본과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인하를 요구하는 움직임이 나올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신문은 "가격인하로 애플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 될 경우 판매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생길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