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신도시? 처음에는 다 삐까뻔쩍"
2019-01-08 13:29
"원래 처음에는 다 번지르르해요. 그런데 믿을 수 있어야 말이지."
정부는 3기 신도시를 발표할 때 자신만만하게 천명했다. 3기 신도시는 1·2기 신도시와 다르다고. 교통대책을 통해 서울과의 접근성을 대폭 높이고 첨단산업 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청사진으로만 끝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했다.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남양주의 현지 중개업소 대표는 "1·2기 신도시도 계획은 삐까뻔쩍했다. 그런데 정부 계획처럼 됐으면 굳이 3기 신도시가 필요하겠냐"는 것이다. 수도권 주변의 초창기 신도시들 모두 처음에는 자족(自足)도시를 표방했지만 결국에는 잠만 자고 나오는 베드타운(bed town)으로 전락했다는 설명이다.
최근 경제학자들은 '신뢰'에 주목한다. 모든 조건이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신뢰가 높은 사회는 거래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는 등 경제적 장점이 무궁무진하다는 설명이다. 신뢰의 힘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느낄 수 있다. 신뢰가 높은 사회에서는 점원에게 거스름돈을 제대로 받았는지, 자동차 문을 잠갔는지 등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퍼트넘 교수가 "신뢰를 유지하는 데 있어 무력 사용에 높이 의존한 사회는 다른 수단으로 신뢰가 유지되는 사회보다 비효율적이고 비용도 많이 들며 불쾌하다"고 말했듯, 신뢰는 정부와 인간, 즉 국민과의 관계에서도 윤활유 역할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격년을 주기로 각국 국민을 대상으로 정부 신뢰도를 조사하는 이유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총 12년간 OECD 평균을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