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주년 한중우호음악회] ‘오페라 부부’ 이동환‧최승현 “함께 와인 마시는 동료이자 선생”
2019-01-08 00:01
이탈리아에서 즐겨 먹던 파스타에 와인 한잔. 가볍게 발성 연습을 하며 호흡을 맞추면 집안 가득 울림이 퍼진다. 오페라 하우스가 따로 없다. ‘성악가 부부’로 유명한 테너 이동환과 소프라노 최승현 부부의 아주 소소한 일상이다.
첫 만남도 로맨틱하다. 이탈리아에서 공연을 하다 처음 인연을 맺었다. 국내로 나란히 들어와 함께 공연을 다니면서 사랑을 키웠고, 9년 전인 2010년 백년가약을 맺고 슬하에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뒀다. 오페라 무대는 물론 크고 작은 공연을 수없이 함께 하면서 그 누구보다 호흡이 잘 맞는 것은 당연지사. 자연스럽게 생긴 레퍼토리도 많다.
성악가 부부의 삶은 어떨까. 이동환은 아내 최승현에 대해 “우린 최고의 파트너이자, 훌륭한 선생”이라고 말한다. 집안에서 발성 연습을 하다 보니 시너지 효과가 크다. “예술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망가져가기도 한다. 특히 노래가 그렇다. 정기적으로 레슨을 받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안 좋은 발성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부는 같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친한 동료들도 할 수 없는 민감한 부분도 솔직히 말할 수 있는 사이기 때문에 서로에게 훌륭한 선생이다.”
오페라 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이동환, 최승현 부부는 함께 하는 애창곡도 셀 수 없이 많다. 이동환은 “그중에서도 오페라 ‘카르멘’에 나오는 이중창을 많이 하고, 송창식의 ‘우리는’ 등 한국 가곡도 즐겨 부른다”고 말했다.
이들 부부의 하모니는 오는 12일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2019 환러춘제(欢乐春节·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중우호음악회’에서 들을 수 있다. 이번 공연에서 이동환은 오페라 ‘투란도트’의 ‘네슨 도르마(Nessun dorma’, 최승현은 오페라 ‘카르멘’의 ‘하바네라(Habanera)’를 선사하고, 둘은 ‘향수’, ‘아름다운 나라’ 등을 바리톤 오유석, 소프라노 김샤론과 함께 열창한다.
이동환이 중국 음악가들과 무대를 서는 건 이번 공연이 처음이다. 이동환은 “가깝고도 멀었던 중국 음악가들과 함께 무대에 서게 돼 기쁘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음악적 교류가 활발히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 음악가들과 함께 부를 수 있는 대중적인 이탈리아 곡들과 화합과 소통의 의미를 담은 레퍼토리를 구성했다”고 덧붙였다. 아내 최승현도 “뜻깊은 문화교류 음악회에 연주자로서 공연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2019년 새해를 힘차게 여는 공연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아주뉴스코퍼레이션(아주경제)이 한·중 공통의 명절인 설날(춘제·春節)을 맞아 주한중국문화원, 동방성, 서울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 마련한 ‘2019 환러춘제 한·중우호음악회’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화해와 평화무드에 맞춰 선열의 뜻을 기리고 지난 100년의 발전과 성찰을 통해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전 세계가 함께 번영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음악회에는 하성호 지휘자가 이끄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를 필두로 미국 뮤지컬 가수 사미아 마운츠를 비롯해 중국 측 날라리 연주가 왕빈림(王彬林), 삼현 연주가 후경화(侯庆华), 호금 연주가 장카이(张凯), 소프라노 이영춘(李迎春) 등이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