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붕괴… 2년여 만에 최저
2019-01-03 17:07
코스피가 발을 빼는 기관 탓에 2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경기 걱정으로 안전자산인 달러화와 엔화 가치가 뛰면서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81%(16.30포인트) 하락한 1993.70을 기록했다. 한때 1991.65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2016년 12월 7일(1991.89) 이후 가장 낮았다. 2000선을 내준 것도 2018년 10월 29일(1996.05) 이후 두 달 남짓 만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2000선을 무너뜨린 주범은 기관 투자자다. 이날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만 1687억원어치에 달한다. 반대로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024억원, 608억원을 샀다. 기관은 이날까지 4거래일 누적으로 1조1805억원을 순매도했다. 그나마 외국인이 매수우위로 돌아선 점은 긍정적이다. 2000선 안팎에서 저가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됐다.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유가와 물가가 나란히 추락하면서 경기를 악순환(디플레) 주기로 밀어넣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과 경제매체인 차이신이 얼마 전 내놓은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동시에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나란히 50에 못 미친 것은 2016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상장법인 실적 예상치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8년 4분기 코스피 상장법인 순이익을 145조원으로 내다보았다. 예상치가 한 달 남짓 만에 9% 넘게 줄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미국 연방정부 폐쇄(셧다운)는 장기화하고 있다"며 "해가 바뀌었지만 대외 악재가 여전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