꽉 막혔던 IPO 새해엔 볕드나
2018-12-30 17:55
30일 컨설팅업체인 IR큐더스에 따르면 IPO 공모액은 올해 2조8000억원으로, 전년 7조8200억원보다 64% 넘게 줄었다. 올해 들어 새로 상장한 회사도 코스피 9곳, 코스닥 70곳을 합쳐 79곳에 그쳤다. 공모액은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다. 대어급 기업이 줄줄이 IPO를 연기한 영향이 컸다.
그래도 뒤집어 생각하면 새해에는 대어급 기업이 뒤늦게 IPO에 나설 수 있다. 워낙 IPO가 저조했던 올해보다는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에는 주식시장이 뒷걸음치는 바람에 중대형 기업 다수가 스스로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공모액만 1조원대로 점쳐졌던 SK루브리컨츠가 그랬고, HDC아이서비스와 CJ CGV 베트남홀딩스도 상장을 취소했다.
회계감리 이슈가 불거지면서 상장에 차질을 겪은 사례도 있었다. 현대오일뱅크는 자회사 현대쉘베이스오일에 발목을 잡혔다. 이익을 과다계상했다는 이유로 증권선물위원회 징계를 받았고, 감리절차가 길어져 상장 일정도 연기됐다. 카카오게임즈는 산하 게임개발사 지분가치 평가로 애를 먹었다. 결국 9월 코스닥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올해 IPO 규모가 가장 컸던 애경산업 공모액마저 1978억원에 그쳤다. 1년 전만 해도 공모액이 1조원 이상인 곳이 많았다. 넷마블(2조7000억원)과 ING생명(1조1000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1조원)가 여기에 해당한다.
새해에는 공모액만 2조원대로 점쳐지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에 나선다. 홈플러스리츠와 바디프랜드, 교보생명도 모두 IPO를 준비하고 있는 대어급 회사다. 덕분에 연간 공모액이 10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진영 IR큐더스 수석연구원은 이렇게 예상하면서 "특히 내년부터 도입하는 주관사 공모주 자유배정제를 주목해야 한다"며 "코너스톤 인베스터(초석 투자자) 제도까지 정착되면 IPO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