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 활활 타올랐지만…"9.13대책 후 분위기 반전"

2018-12-19 14:26
평균 응찰자 수, 전년 대비 감소폭 역대 최고인 –0.9명 기록
주거시설 응찰자 수 Top 10 물건 모두 9·13 대책 발표 이전에 낙찰

서울 월별 아파트(주상복합) 평균응찰자 및 낙찰가율 [자료제공=지지옥션 ]



 
올해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9.13 대책 발표 이후에도 100%를 넘길 정도로 활활 타올랐다. 그러나 12월 들어 100% 선이 무너진 점에 비춰,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가라앉을 전망이다. 

19일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경매 낙찰가율은 12월만 제외하고 모두 100%를 넘겼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일반 부동산 시장 열기가 경매시장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9월 평균 응찰자 수 12.3명은 지난 2017년 7월의 12.6명에 이은 1년 2개월 만의 두자릿 수 응찰자다. 역대 최고인 2002년 8월의 13.4명에 근접했다는 점에서 올해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당분간 서울 아파트 경매에서 두자릿 수 경쟁률은 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에서도 마용성 시장의 열기가 두드러졌다. ‘마용성’의 한 축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에는 무려 162명이 입찰에 참여했다. 이는 역대 주거시설 응찰자 수 중 최고 기록이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3지구에 속하는 이 물건은 성수동 재개발 호재로 인해 감정가(2억5613만원)의 347%인 8억8889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도 9월 10일에 낙찰됐다. 응찰자 수 2위 물건도 마용성 중 한 곳인 용산구에서 나왔다. 용산구 후암동 소재 단독주택에 105명이 몰리며, 감정가(2억8375만원)의 229%인 6억5000만원에 낙찰됐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서는 대구의 분당으로 불리는 대구시 수성구 주택에 104명이 입찰에 참여해 응찰자 수 3위를 기록했다. 이 물건은 감정가의 254%인 8억1100만원을 쓴 사람의 품에 안겼다.

그러나 9.13대책 이후 시장 분위기는 빠르게 가라앉고 있다. 먼저 9.13 대책 후 응찰자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경매 시장에서 길라잡이 역할을 하는 서울지역 아파트의 평균 응찰자 수는 올해 9월까지 12.3명을 기록하다 9·13 대책 발표 이후 10월 7.4명, 11월 5.5명으로 움츠러들었다.

올해 전국 주거시설 응찰자 수 상위 10개 물건 모두도 9·13 대책 이전에 낙찰된 것들이다. 상반기 5건, 하반기 5건으로 고른 분포를 보이는 가운데 하반기 5건 중 4건이 모두 대책 발표 직전인 9월 10일 같은 날에 낙찰됐다. 용도별로는 아파트가 5건, 단독주택이 4건, 다세대가 1건을 기록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건으로 1위를 차지했고 대구, 경북, 경기가 각각 1건씩이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을 제외한 여타 경매 시장의 분위기는 지난해에 비해서 좋지는 않았다. 올해 전국 주거시설의 평균 낙찰가율은 전년 대비 2.5%포인트 하락한 84.9%를 기록하며 2013년부터 이어온 상승세가 막을 내렸다. 지난해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전년 대비 상승폭이 0.1%포인트에 그쳤다는 점에서 상승 탄력을 받지 못했다.

세부 용도별로 보면 아파트·주상복합 낙찰가율은 85.4%로 전년 대비 6.8%포인트 떨어졌다.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한 것은 연립·다세대로 전년 대비 7.3%포인트 하락한 73.7%를 기록하며 2016년~2017년 2년 연속 이어온 낙찰가율 80%대 시대를 마감했다. 가장 낮은 낙폭(5.2%포인트)을 기록한 단독·다가구 역시 전반적인 낙찰가율 하락 추세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연립·다세대와 마찬가지로 2년 연속 지속된 낙찰가율 80%대를 마무리 지었다.

평균 응찰자 수는 4.6명으로 2017년(5.5명) 대비 0.9명 감소했다. 이는 2017년의 감소폭(0.6명)을 넘어서는 것으로 경매 통계 작성 이후 전년 대비 가장 크게 하락한 수치다. 이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9·13 대책을 들 수 있다. 응찰자 수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대출 규제가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점이 평균 응찰자 수를 끌어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