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잔치' 논란에도 세력 확장하는 중국 일대일로
2018-12-19 09:27
아프리카 38개국, 포르투갈 등 일대일로 '가세'...세 불리는 일대일로 '경계' 눈초리도
'빚 잔치', '중국 패권주의 전략', '중국판 마셜플랜'···.
중국이 추진하는 신(新) 실크로드 전략인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에 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논란 속에서도 일대일로는 올 한 해 전 세계 곳곳으로 외연을 넓혀 나가며 세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처음 제창한 '국가대계'로, 동남아시아·유럽·아프리카 등 전 세계를 육상·해상으로 연결하는 경제 협력사업이다.
우선 중국의 일대일로 협력 대상국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은 지난 11일 중국 외교 심포지엄에 참석, 올 한 해 일대일로 '우군'이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왕 위원은 "올 한 해 중국은 50여개 국가 및 국제조직과 일대일로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 현재까지 일대일로 협력 체결 문서만 140여건에 달한다”고 전했다.
지난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에서 중국이 아프리카 37개국과 일대일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게 대표적이다. 이달 초 시 주석은 유럽 순방 기간 포르투갈과도 일대일로에 '합승'했다. 일각에선 이탈리아가 주요 7개국(G7) 중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 협력을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우방국인 일본도 지난 10월 중국과 제3국시장의 인프라 건설에서 협력하기로 했는데, 이 역시 사실상 일본이 중국 일대일로에 가세하기로 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중국·미얀마 경제회랑, 중국·라오스 철도 구축, 그리스 피레우스 항구, 스리랑카 함반토타 항구 개발 등도 모두 일대일로 프로젝트 차원에서 추진되는 사업이다.
미·중 무역전쟁 등 전 세계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하는 불확실한 대외환경 속에서 중국은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일대일로 외연을 넓혀 나가며 세계 각국과의 투자 교역을 활성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내년 4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서 중국은 일대일로 전략을 한층 더 과시하며 영향력 확대에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앞서 2017년 열린 제1회 정상포럼에는 전 세계 각국 29명의 정상을 비롯, 130여개국 1500명의 각계 주요인사가 참석했다.
◆세력 넓히는 일대일로 '경계' 눈초리도
사실 그동안 중국은 일대일로가 전 세계의 공동번영을 위한 사업으로, “중국만의 독주곡이 아닌 세계 각국이 함께하는 합창곡”이라고 강조해왔다. 각국과 상생협력을 추구, 인류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 중요한 전략이라는 것. 하지만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해 나가는 것을 전 세계가 불안한 눈길로 쳐다보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일대일로 참여국들이 중국에 빌린 과중한 부채 때문에 잇달아 위기를 맞은 게 대표적이다. 말레이시아, 파키스탄, 미얀마, 스리랑카, 네팔 등 국가들이 일대일로 협력을 폐기하거나 재검토하기로 한 상태다.
미국 등 서방국들은 중국이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사실상 약탈 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일대일로엔 지정학적 패권 추구 성격이 배어 있다고 비난한다. 앞서 홍콩 명보는 중국이 중동·아프리카 등 국제무대에서 ‘농촌’ 격인 개발도상국과 협력을 추진해 사실상 미국, 서유럽 등 ‘도시’를 포위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이는 과거 국공내전에서 승리한 마오쩌둥(毛澤東)의 ‘농촌에서 도시를 포위한다’는 전술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이에 미국도 중국의 일대일로 영향력 팽창에 맞서 최근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600억 달러(약 67조6500억원) 규모의 해외투자기구를 만드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