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개혁개방 40년] 전문가들 "中 향후 40년 우려·기대 공존"

2018-12-14 17:51
성균중국연구소 2018 국제학술회의
中 개혁개방, 푸둥과 뗄래야 뗄수없는 관계
국진민퇴 등 개혁개방 경제발전 新 도전 직면

14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성균중국연구소 2018 국제학술회의'가 열렸다. [사진=상해천 기자]


한·중 전문가들이 모여 지난 40년간 중국의 개혁개방의 발자취를 돌아봄으로써 앞으로 중국이 어떻게 변화해 나갈지를 예측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14일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와 중국공공외교협회 주최로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2018 국제학술회의’가 그것이다. 정규상 성균관대학교 총장,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를 비롯해 한·중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이날 행사에는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평가와 향후 중국의 변화 전망’을 주제로 △ 개혁개방 40년: 중국과 세계 세션 △ 개혁개방 40년: 정치발전과 국제화 세션 △ 개혁개방 40년: 전략과 목표 세션 등 총 3개의 세션으로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또 ‘한반도 평화는 어떻게 가능한가’는 주제로 성균 차세대 한반도 포럼이 이어졌다.

◆ “상하이 푸둥신구, 중국 개혁개방에 기여”

자오치정(趙啟正) 전 중국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장은 ‘푸둥 개발로 본 중국 개혁개방 40년’을 주제로 한 기조강연에서 '푸둥(浦東)'을 빼놓고 중국 개혁개방을 논할 수 없다고 운을 뗐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 개혁개방의 창구였던 상하이(上海) 푸둥 지역 개발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임, 정협 외사위원장 등을 역임해왔다. 

자오 위원장은 “중국은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건설을 위해 선전(深圳) 등 4개 도시에 경제특구를 조성한 데 이어 상하이 푸둥신구를 설립했다”면서 "당시 서방국가들은 푸둥의 발전 잠재력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고 전했다.

당시 푸둥은 빈민지역이었기 때문에 개발 시도 자체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이라고 지적한 것. 하지만 서방 국가의 예상을 뛰어넘고, 중국은 푸둥 신구를 통해 개혁개방에 속도를 냈다. 그 결과, 현재 푸둥은 상하이 GDP의 30%, 수출입 무역규모의 60%를 차지할 정도 중국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자오 위원장이 말했다.

그간 중국 당국은 푸둥 개발을 위해 인프라, 첨단기술 개발, 토지 사용에 대해서 엄격한 규제를 하는 등 개발에 힘썼다. 청렴하고 근면한 정부가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여겨, 행정기구의 간소화와 인재 정예화를 하는 데도 노력해왔다.

자오 위원장은 앞으로의 개혁개방 40년에 대해서 기대감을 표출했다. 그는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문한 대로 앞으로 중국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신규지역을 확대하는 데 힘쓸 것”이라면서 “상하이에 하이테크 기업 전용 증시인 과창판(科創板·커촹반)을 개설하고, 상하이를 중심으로 한 창강삼각주 지역 일체화 발전 국가 전략을 실시하면 향후 40년 중국 경제는 엄청난 변화를 이뤄낼 것”이라고 전했다.
 

성균중국연구소 2018 국제학술회의는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 중국공공외교협회의 주최로 14일 성균관대학교 600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사진= 상해천 기자]


◆ 중국, 새로운 차원의 외교력 보여줘야

“지난 30여년 미국의 실수와 위기 덕분에 중국이 부상할 수 있었다”

이동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첫번째 토론세션인 ‘개혁개방 40년: 중국과 세계’에서 이같이 말했다.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1년 9·11 테러, 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는 중국이 국제적 위상과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중요한 기회를 줬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등장이 중국에 또 다른 기회를 줬다는 중국의 기대와 달리 트럼프 정부 때문에  중국은 힘든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시진핑 지도부가 제시하는 다양한 발전 비전과 담론이 중국의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정작 국제사회에서는 오히려 의구심을 불러일으켜 중국 부상에 이롭지 않은 국제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 특색의 대국외교 전략을 새로운 패권 도전으로 해석해 대(對)중국 공세를 강화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러한 국면을 헤쳐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차원의 외교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언급했다.  세계적 보편 규범과 국제 기구를 주도하는 이타적 리더십, 공공재를 국제사회에 제공할 수 있어야만 초강대국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도 당부했다.

◆ 개혁개방, 경제발전 측면 난항 예상

김시중 서강대학교 교수는 세번째 세션에서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은 경제적 개혁개방의 방향이 모호해졌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국유기업이 약진하고 민영기업이 후퇴한다는 이른바 '국진민퇴(國進民退)' 현상을 예로 들며 시장화 개혁이 점차 후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8년 중국 공산당 18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3중전회)에서 ‘시장이 자원배분에 ‘결정적’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새로운 방침을 발표했지만 사실 이전과 다른 전략으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중국의 방식이나 모델이 다른 국가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나오기 때문에 중국이 내세우는 독자적인 체제 모델이 보편성을 갖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최근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이 중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중국이 어떻게 개혁개방을 더 진전시켜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고 경제발전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국제학술회의에는 궁젠중(龔建忠) 중국공공외교협회 부회장, 닝푸쿠이(寧賦魁) 전 주한 대사, 장웨이웨이(張維為) 푸단대학 중국연구원 원장, 신정승 동서대학 중국연구센터 센터장, 마인섭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한·중 전문가 30여 명이 참석해 의견을 교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