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절반, 내년 ‘긴축경영’… “최저임금 인상‧근로시간 단축 부담”

2018-12-11 11:00
경총, 244개사 대상 최고경영자 경영전망 조사… 54.1% “내년 경영성과 올해보다 감소”

2019년 경영계획 기조[그래프=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국내기업 절반이 내년 긴축경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장기간의 불황이 전망되는 가운데 최저임금 인상 및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에 대한 부담이 커져 부득이하게 긴축경영을 실시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44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최고경영자 2019년 경영전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이 내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로 ‘긴축경영’을 선택했다.

경총에 따르면 50.3%의 기업들이 내년 ‘긴축경영’을 실시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현상유지’는 30.1%, ‘확대경영’은 19.6%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업들이 ‘현상 유지’라는 응답을 가장 많이 했던 점을 고려하면 올해보다 경영상황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많은 기업들이 긴축경영을 실시하는 이유는 내년 경영성과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54.1%는 ‘내년 경영성과가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활동의 주된 애로요인은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부담’이 가장 많이 꼽혔다. 실제 대한상공회의소가 근로시간 단축을 적용한 대·중견기업 31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기업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71.5%의 기업이 주52시간 근로제 시행 5개월 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애로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2019년 경영상 주된 애로요인.[표=한국경영자총협회 제공]



‘경영상 주된 애로요인’을 대내적 요인과 대외적 요인으로 구분할 경우 대외적 요인(34.5%)보다 대내적 요인(65.6%)이 더욱 높게 나타났다. 노동정책 부담(30.0%)을 포함해 내수부진(23.4%), 반기업정서 확산(7.1%), 노사관계 불안(5.1%) 등 대내적 요인이 미‧중 무역분쟁(15.1%)과 유가 등 원자재 가격 불안(9.8%), 미국금리인상(4.3%) 등 보다 더욱 위협적이라는 이야기다.

‘경영전망 조사’에 응답한 기업 10곳 중 7곳(69.4%)은 현재의 불황이 오랜시간 지속되는 ‘장기형 불황’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대해서는 60.3%가 ‘2021년 이후’를 꼽았다.

기업의 긴축경영 지속은 투자 및 채용 가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48.8%의 기업이 내년 투자를 축소할 것이라고 응답했고 45.4%의 기업은 채용을 축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투자 및 채용 축소 기조는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할 여력이 낮은 300인 미만 기업에서 높게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