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게임 규제 정조준...韓 판호 발급 깜깜

2018-12-10 14:46
-중국 온라인 게임 도덕위원회 9개 게임 불승인 결정
-국내 게임사 판호 발급은 2년 가까이 전무

[사진=shutterstock]


굳게 닫힌 중국 게임 시장의 빗장이 열릴 기미가 안보이고 있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게임 규제로 '판호(版號·중국 내 현지 게임 서비스 허가권)' 발급이 2년 가까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국내 게임 업계의 근심은 깊어지고 있다.

10일 중국 국영 방송사 CCTV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게임 도덕위원회'가 20개 온라인 게임을 단속, 9개 게임을 불승인 결정했다. 불승인 결정이 난 게임은 판호가 회수되고, 서비스도 중지된다. 중국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이번 규제에 포함됐는지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중국은 올 초 '당과 국가 기구 심화 개혁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존 '신문출판광전총국'을 공산당 조직내 '중앙선전부' 산하로 이관했다. 신문·방송·출판·영화·인터넷·드라마 등 모든 미디어의 감시 기능은 물론, 게임 판호 발급 심사도 중앙선전부가 관리하게 됐다.

이번에 검열을 시행한 온라인 게임 도덕위원회도 중앙선전부 지도 아래 설립된 조직으로 도덕적 논란과 여론을 일으켰거나 초래할 온라인 게임을 감시, 규제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 중앙선전부 출범 이후 온라인 게임에 대한 신규 판호가 중단됐으며, 8월 중순에는 텐센트의 PC플랫폼 '위게임'에서 서비스되던 '몬스터헌터: 월드'가 판매중지됐다.

8월 말에는 '어린이 청소년 근시 예방 종합 방안'에 따라 '게임 총량'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으며, 9월 초 텐센트는 소셜포커게임 '천천덕주(天天德州) 서비스를 중단하기에 이른다. 이에 텐센트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3% 감소한 218억위안(약 3조 5545억원)에 그쳤다.

중앙선전부가 중국 내 대형 게임사를 향해 규제의 칼끝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나라 게임사도 예외는 아닐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해 사드배치 이후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보복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보다 엄격한 통제와 검열을 시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높다.

전문가들은 업계 스스로가 중국 시장이 풀리기를 마냥 기다릴 것이 아니라 우회전략을 써야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e스포츠 대회 개최를 비롯해 △선정성이 없는 인디 게임 육성 △가상현실(VR) 콘텐츠 △중국 문화 요소 반영한 교육 게임 개발 △콘솔 게임 기반 IP 확장 등을 꼽는다.

위정현 중앙대 교수는 "중국 기업 대상으로 하는 내자판호도 막힌지 1년이 다되가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에 반영하는 외자판호 발급은 내년에도 어려울 것"이라며 "중국 정부가 추구하는 건강한 게임을 위한 현지화 전략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