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노원·도봉·강북 "매물·거래 묶여…추가 가격 하락 예상"

2018-12-09 15:39

서울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차 단지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급매물이 1~2개 정도 있을 뿐 지금 집(아파트)을 팔려는 움직임은 없습니다. 더불어 집을 사려는 사람도 거의 없어요. 부동산 가격이 더 하락할 것이란 기대심리 때문이죠."(노원구 하계동 D공인중개소 대표)

지난 7일 둘러본 서울 강북·노원·도봉구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추워진 날씨에 손님 없이 썰렁했다. 어쩌다 공실인 상가 점포를 내놓으러 온 건물주만 눈에 띄었다.

강남권처럼 수천만원이나 수억원씩 호가가 급락한 매물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개발 기대감으로 매수세가 끊이지 않던 9·13대책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매도자와 매수자가 팽팽한 힘겨루기를 하고 있지만 하락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관망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강북구 수유동 소재 K중개업소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라며 "그렇다 보니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아파트촌을 형성하고 있는 미아뉴타운에서 가장 최근 입주한 삼성래미안트리베라2차(전용면적 113㎡ 기준)는 7억7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지난 9월 7억8500만원에 거래된 이후 큰 가격 변동은 없다는 게 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앞으로 더 떨어지더라도 낙폭이 몇 백만원 수준일 것으로 예상했다.

래미안보다 더 안쪽으로 자리잡은 SK북한산시티나 벽산라이브파크 등은 11월에 거래가 다수 있었다. 이들 단지는 입주 15년차로 비교적 오래됐지만, 우이경전철이 도보거리에 개통되면서 오히려 래미안보다 역세권에 위치하게 됐다. 이 같은 호재에 매매가격은 한 차례 뛴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 현재 전용 59㎡ 호가가 4억9000만원으로, 개통 이전보다 최대 1억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7단지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투기지역으로 분류된 노원구도 상황은 비슷했다. 실거주자든 투자자든 물건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 오히려 차량기지 이전에 따른 개발 기대감에 호가는 더 높아졌다고 일대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았다.

지하철 4·7호선 더블 역세권에 위치한 상계동 주공7단지 전용 79㎡는 7억~7억5000만원 선이다. 인근 H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규제로 집값이 2억~3억원씩 떨어진다는 곳은 당초 몇 십억원씩 하던 강남권 이야기"라며 "노원구는 지금보다 1000만원이나 더 떨어질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다만 집을 사기에 적기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내년 시장을 가늠하기 힘든 상태에서 지금 급매물을 사두는 게 좋다는가 하면, 호가가 여전히 높은 지금은 피하는 게 좋다는 반응도 있었다.

중계동 학원가와 가깝고, 학군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 하계동도 1989년 입주한 미성아파트를 비롯해 일대 전용 84㎡ 아파트는 6억3000만~6억5000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또한 거래는 빈번하지 않다.

하계역 근처 L중개업소 대표는 "상계동과 달리 재건축 소식은 없지만 동북선 경전철이 관통한다는 소식에 매매가격이 탄력을 받은 상태"라며 "오래된 단지들이 많아 내부 리모델링 정도에 따라 가격은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서울 도봉구 창동 동아청솔아파트 전경. [사진=노경조 기자]


부동산 흐름의 영향을 가장 마지막에 받는다는 도봉구도 가격 상승폭이 줄었을 뿐 하락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창동 동아청솔아파트 전용 84㎡의 경우 최근 매물 기준 7억6000만원 수준이다.

인근 중개업소 대표들은 "9·13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시장 규제 이후 거래가 얼어붙은 건 맞는다"며 "다만 전세를 끼고 있는 물건은 매매가격이 많이 내렸지만, 대부분 큰 낙폭은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도봉구에서도 도봉·방학동은 창·쌍문동이 5000만원 오를 때 1000만~2000만원 오르는 데 그치고, 떨어질 때도 변동성이 크지 않다"며 "같은 자치구 내에서도 온도 차가 나기 마련"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