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인사, ‘50대 CEO’ 전진배치…조직 젊어진다

2018-12-06 19:27
-SK하이닉스, SK건설 등 CEO 교체…젊고 역동적인 조직 표방
-실무진도 '세대 교체' 흐름 뚜렷

(왼쪽부터)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안재현 SK건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사진=SK그룹 제공]


SK그룹이 6일 단행한 정기인사의 최대 화두는 ‘세대교체’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는 SK하이닉스와 SK건설을 비롯한 SK가스, SK종합화학 등 4사의 최고경영자(CEO)를 1960년대 생으로 바꾸며 ‘젊은 SK’를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딥체인지(근본적 변화)’ 가속화를 위한 차세대 리더의 조기 발탁 움직임이 특히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SK건설 등 주요 계열사 CEO '세대 교체‘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적이 좋은 4개 사의 CEO를 교체하며 혁신을 가속화한 점이다.

SK하이닉스 사장에는 이석희 사업총괄이, SK건설 사장에 안재현 글로벌비즈 대표가 각각 선임됐다. 또 SK가스 사장에는 윤병석 솔루션 & 트레이딩 부문장이, SK종합화학 사장에는 나경수 SK이노베이션 전략기획본부장이 각각 내부 승진했다.

이석희 사장은 1965년생으로 서울대 무기재료공학과를 졸업했으며 미래기술연구원장, D램개발사업부문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을 역임했다.

그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D램 전문가이자 사업총괄 직책으로 반도체 산업 전반을 두루 경험해 일찌감치 차기 대표이사로 거론돼 왔다. 특히 SK하이닉스의 약점으로 꼽혔던 D램 미세 공정 기술 발전과 수율 안정화에 주력해 큰 성과를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향후 조직에 대한 포괄적이고 전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업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재현 사장은 1966년생으로 연세대 응용통계학과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지난해 SK건설의 해외건설사업을 총괄하면서 21억1912만 달러의 해외일감을 수주하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2016년 대비 1000% 증가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이번 승진으로 안 사장이 해외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사업을 맡은 경험을 살려 향후 해외수주 성과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병석 SK가스 사장은 1966년생으로 서울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으며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바탕으로 액화석유가스(LPG) 시장에서 SK가스의 입지를 추가로 다지는 한편 신사업 기회를 발굴할 적임자로 꼽힌다.

나경수 SK종합화학 사장은 1964년생으로 고려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으며 SK이노베이션 경영기획실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거친 기획통으로 알려졌다.

◆실무진도 '세대 교체' 흐름 뚜렷

이번 인사의 전체 승진자는 151명(신규선임 112명 포함)으로 지난해(163명)보다 다소 줄었다.

재계에서는 SK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음에도, 미래 경기전망 등을 고려해 인사 수준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신임 임원 중 절반 이상(53%)을 1970년대 생으로 채우며, 실무진에서도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SK 관계자는 "미래성장 준비를 위해 패기 있고 유능한 젊은 임원들이 대거 발탁 보임됐다"면서 "신임 임원의 평균연령은 예년 대비 지속 하락, 48세로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여성임원도 8명이 배출됐다. 전문성과 성과가 입증된 인물들이 조기 발탁됐으며, 여성임원의 평균연령은 45세이다.

‘사회적 가치’ 실행을 위한 전담조직도 신설했다. 최태원 회장이 그간 강조해온 “사회적 가치 추구는 경영진뿐 아니라 전 구성원이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데 전 조직원이 의견을 같이하고 기업문화의 중요한 축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한 조치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SK의 인사는 기존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행보”라며 “미래 변동성에 대응하고자 하는 의도를 뚜렷하게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