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신년 인사, DS 부문 대거 중용... 반도체발 위기론 '정면돌파'
2018-12-06 16:11
삼성전자가 6일 '2019년 임원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책임지는 DS부문에서 역대 최대 발탁 승진자가 나왔다.
삼성전자 특유의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일각에서 일고 있는 ‘반도체발 위기론’에 대해 정면돌파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DS부문 역대 최대 '발탁' 승진
이에 따라 '김기남-김현석 CE(소비자 가전)-고동진 IM(IT·모바일)' 사장의 3인 대표 책임경영 체제에서 김 부회장이 ‘원톱’으로 나서게 됐다. 각 대표이사들이 자신의 부문에서 책임경영을 유지하는 가운데 김 부회장이 총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날 임원 인사에서 전체 승진자(158명)의 절반 이상인 80명이 DS부문에서 나왔다. 이 중 12명은 직위 연한과 관계 없이 '발탁 승진'한 경우다. 이는 DS부문에서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이끌고 있는 DS 부문에 대한 포상이자, 향후에도 관련 사업에 주력할 방침임을 확고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외에 전무(17명)와 상무(44명) 승진자의 규모도 다른 사업부를 압도했다.
◆메모리반도체 넘어, 파운드리 등으로 수익구조 다변화 기대
이번 인사에 따라 삼성전자에서 DS 부문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날은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선대회장의 결단으로 반도체 사업에 진출한 지 44년째 되는 날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1위, 예상 매출액 93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들어 11월까지 반도체 수출은 1130억5400만 달러(약 126조1200억원)로 한국 전체 수출의 21.1%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만족하지 않고 삼성전자는 주력인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를 넘어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등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해 새로운 도약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김 부회장과 DS부문의 당면 과제이기도 하다.
실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시장에서도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최근 메모리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그 이후를 대비하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시장은 대만 TSMC가 절반 이상의 점유율로 독식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7나노미터(㎚·1㎚는 10억분의1m) 미세공정이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를 추격할 수 있는 핵심요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경기 화성시 반도체 캠퍼스에 세계 최초로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전용 공정을 구축 중이다.
반도체 공정이 10㎚ 이하로 접어들면서 기존에 주로 사용되던 불화아르곤(ArF) 광원 노광 공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빠르게 EUV를 도입, 시장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 트랜지스터 구조를 적용한 3㎚ 공정 등을 시도하며 기술 완성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 같은 '초격차' 기술 개발을 통해 삼성전자는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매출 100억 달러(약 11조원)를 달성, 세계 4위(2017년 기준)에서 2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은 DS부문장으로 선임된 후 탁월한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반도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2년 연속 글로벌 1위 달성을 견인했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초격차 경쟁력을 공고히 하면서 부품사업의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도 매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삼성전자는 성과가 있는 곳에 상이 있다는 원칙에 따라 지난 5일 올해 실적을 견인한 DS부문 임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500%를 상여금으로 준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3개 사업부 가운데 가장 큰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