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과 혁신서 희비 엇갈린 LG 전자부품 계열사 인사

2018-11-28 17:29
LG디스플레이, 업계 불황 속 한상범 체제 유지
LG이노텍, B2B 전문가 앞세워 변화 꾀해

LG의 부품계열사 수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적자를 내며 고전했던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자리를 지킨 반면, 올해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LG이노텍의 대표는 전격 교체됐다.

기민한 투자를 바탕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로의 체질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경험이 풍부한 한 부회장 체제를 유지,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에 비해 안정적인 경영성과를 내온 LG이노텍은 B2B(기업 간 거래) 전문가를 경영 전면에 내세워 사업의 지속적인 혁신과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28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2019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한 부회장 체제를 유지했으며 부사장 승진 3명, 전무 승진 6명, 상무 신규 선임 19명 등 28명의 승진인사를 냈다.

2012년부터 7년째 LG디스플레이를 이끌고 있는 한 부회장은 OLED로의 사업 전환으로 디스플레이 초격차 경쟁력을 향상시켜온 점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후문이다. 다만 중국발 LCD(액정표시장치) 공급 과잉 등으로 판가가 하락하는 등 어려운 시장 상황을 헤쳐나가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조원을 돌파하며 호실적을 기록했으나 올해는 3개 분기 누적 적자가 1800억원이 넘어 적자 전환이 유력시되고 있다.

LG이노텍은 정철동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했으며 부사장 승진 1명, 상무 승진 6명, 수석연구위원 1명 선임 등 총 8명의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및 신기술 확보를 위해 CEO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정 신임 사장은 LG디스플레이 CPO(최고생산책임자)와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 등을 두루 역임한 인물로 LG이노텍의 변화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LG디스플레이에서 재임 당시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다졌고, LG화학에서는 유리기판·수처리필터 등 신규 사업을 조기에 안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B2B 사업에 대한 경험과 통찰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첨단 소재 부품 기업인 LG이노텍이 향후 고객사를 확대하고 카메라 모듈 등 글로벌 일등 사업의 시장선도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데 역할을 다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업황이 어려운 상황에서 전문성이 뛰어난 한 부회장 체제를 유지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LG이노텍의 경우 2015년 말부터 이끌어온 박종석 대표가 퇴임하고 신임 대표를 앞세워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