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그룹 선박‧해양영업 대표를 맡은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정 부사장은 최근 사내 인사를 통해 그룹 선박해양영업 대표를 맡게 됐다. 가삼현 사장이 이달 초 현대중공업 공동 대표이사로 발령되며 회사 내 직책상의 변화가 있었다는 게 현대중공업 측의 설명이다.

다만 정 부사장이 가 사장의 기존직책을 그대로 맡은 것은 아니다. 정 부사장은 가삼현 사장이 맡던 ‘선박해양영업 사업대표’ 대신 ‘선박해양영업 대표’라는 신규직함을 받았다. 정 부사장의 직급을 고려했을 때 사장급이 담당하는 사업대표 보다 한단계 낮은 직책이라는 게 회사 내부의 해석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가삼현 사장이 회사 공동대표이사를 맡았지만 영업 부문에서 기존과 같은 역할을 할 예정이기 때문에 정 부사장이 기존에 맡던 부문장 역할과 큰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선 이번 인사가 사실상의 그룹 후계자인 정 부사장이 경영 보폭을 확대하는 행보라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정 부사장은 그룹 신사업 계열사의 중요 역할들을 겸임하며 선박‧해양 영업부문에서도 주어진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다”며 “이번 인사는 그룹 핵심사업인 선박‧해양영업본부 내에서 정 부사장의 입지가 탄탄하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평가했다.

정 부사장은 현재 그룹선박해양영업 대표 외에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과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현대글로벌서비스는 모두 현대중공업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회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