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지밥 아버지' 스티븐 힐렌버그 별세...향년 57세

2018-11-28 09:01
해양생물학 전공 바탕으로 '스폰지밥' 탄생시켜
에미상 수상·영화화 등 전 세계 큰 사랑 받아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제작자인 스티븐 힐렌버그가 26일(현지시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57세. 사진은 2015년 1월 31일 영화 '스폰지밥 3D(The SpongeBob Movie: Sponge Out Of Water)' 개봉 당시 힐렌버그의 모습. [사진=연합/AP]


전 세계 팬들의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 시리즈의 제작자인 스티븐 힐렌버그가 별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향년 57세.

보도에 따르면 힐렌버그는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운동신경계 질환인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ALS·루게릭병)으로 투병하다 지난 26일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에서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힐렌버그는 졸업한 뒤 1984년부터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 해양 연구소에서 어린이들을 가르쳤다. 교육용 만화책을 직접 제작할 만큼 그림 실력에 소질을 보였던 힐렌버그는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에 진학해 1992년 애니메이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스폰지밥 제작사인 니켈로디언에 입사, 작가 겸 감독으로 일하다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인 '네모바지 스폰지밥'을 제작했다. 스폰지밥은 비키니 시티라는 가상 수중 도시에서 살아가는 주인공 스폰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스폰지밥은 1999년 5월 미국에서 첫 방송된 이후 15년간 큰 인기를 얻었다. '방송계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에미상도 4차례 수상했다. 올해 에미상 시상식에서는 애니메이션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 받아 힐렌버그에게 특별상이 돌아가기도 했다.

60개 언어로 번역돼 한국을 비롯한 200여개 국가에서 방영된 스폰지밥은 현재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2004년 극장용 영화가 개봉된 이후 2015년에는 속편 성격의 영화 '스폰지밥 3D(The SpongeBob Movie: Sponge Out Of Water)'를 선보이기도 했다. 2017년 브로드웨이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힐렌버그는 ​2017년 3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면서도 "할 수 있을 때까지 스폰지밥 제작에 기여하겠다"며 제작 의지를 불태웠다. 2020년 개봉을 앞두고 있던 세 번째 영화에서도 앞선 영화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와 감독을 모두 맡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세 번째 영화는 끝내 자신의 손으로 마무리짓지 못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