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손보 매각 공식화···인수 후보는 누구?

2018-11-27 22:34
기존 금융그룹 인수가 유력···일각서 흥행 어렵다 지적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가 매물로 나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카드와 보험업을 영위했던 기존 금융그룹이 유력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27일 계열사 중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외부에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발표 이후 매물로 선언된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두 금융사 모두 각 업권에서 하위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그룹이 나타나 인수하기보다는 기존에 사업을 영위하던 금융그룹이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내년 초 금융지주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은행이 관심을 갖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상당한 실탄을 가진 KB금융지주도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된다.

문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으로 두 금융사 모두 높은 가치를 책정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다.

개별적으로 롯데카드는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 그룹 유통계열사의 고객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그러나 롯데지주가 롯데카드를 매각하면서 롯데지주와의 제휴 관계를 약속하지 않으면 가치가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기준 3.07%의 점유율을 기록해 손보사 중 9위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3% 수준의 점유율을 지키는 데 그치고 있어 성장성이 높지는 않다. 금융권에서는 두 금융사 모두 선뜻 사겠다고 나서는 인수 후보자가 없을 수 있다는 관측마저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와 IFRS17 등 카드·보험업권에 좋지 않은 소식이 많다"며 "기존 대주주도 팔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누가 카드나사 보험사를 인수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그룹이 두 금융사를 모두 외부 매각하는 데 성공하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재벌 규제인 '금융그룹 통합감독'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은 호재다. 롯데그룹이 대부분 금융사를 매각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금융업권별 규제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그룹 차원의 추가적인 금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금융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 문제가 아니라 대기업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전반에 관련된 내용이 적지 않다.

금융권 다른 관계자는 "솔직히 규제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롯데가 금융그룹 규제 때문에 주요 계열사를 매각하지는 않겠지만, 결과적으로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이익이 상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