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대북제재 해결되면 OECD에 협력 요청하겠다"

2018-11-26 18:28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 "북한 지원할 분야 있다 판단하면 기쁘게 할 것"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포럼 참석차 방한 중인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만나 포옹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6일 청와대에서 앙헬 구리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 대북지원 문제와 관련해 "북한에 대한 제재 문제가 해결돼야 하겠지만, OECD가 역할을 할 단계가 되면 언제든 (협력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제6차 OECD 세계포럼 참석차 방한한 구리아 사무총장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이날 접견에서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이뤄온 성과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 북한과 화해 노력은 매우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언제든 문 대통령이 판단하기에 OECD가 도움이 되는 일이 있거나, 특히 북한에 대해서 지원할 수 있는 분야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쁘게 그렇게 하겠다(도움을 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제재 문제가 해결되면 OECD가 협력하겠다는 말씀에 감사드린다"며 "기회가 되면 그 말을 북측에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구리아 사무총장은 세계경제와 한국경제 동향, 포용적 성장, 보호무역주의 대응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 실현'이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포용적 성장이 핵심이라고 생각하며 '포용적 성장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인 OECD와 앞으로도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구리아 사무총장은 "세계에는 안 좋은 뉴스지만, 한국에는 좋은 뉴스가 있다. OECD 경제전망에서 한국이 계속 성장할 전망"이라며 "올해 2.7%, 2019년 2.8%, 2020년 2.9%로 성장할 전망이며 아주 괜찮은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5월 예측에서는 2019년과 2020년 4.0%로 예측됐으나 지금은 3.5%로 6개월 만에 0.5% 포인트 하락했다. 문제는 보호무역주의와 통상마찰"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의 마찰은 두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에 파급 효과가 크다. 한국은 개방된 시장을 갖고 있고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한국이 G20에서 이 문제를 적극 제기하고 OECD와 협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한국은 자유무역주의를 강력히 지지한다. 자유무역이 위축되면 경기가 둔화되고 하강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는 사무총장의 진단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성장과 GDP를 넘어 삶의 질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됐다"며 "그러나 세계적 공통의 인식이 거기까지 이르지는 못했다. 삶의 질이 더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세계 공통의 인식이 되도록 OECD가 더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신남방정책을 추진하는 한국 정부가 'OECD 동남아지역프로그램' 공동의장국으로 OECD와 동남아국가 간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국민의 OECD 사무국 진출 확대에도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구리아 사무총장은 OECD와 한국 기획재정부와 포용적 성장 연구를 위해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내년도 관련 예산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되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