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논란’ 고려대 “국가별 대항전 아냐” 사과

2018-11-19 09:24
고려대 티베트 분리표기 논란에 주최측 회장이 나서서 사과
"2018 외국인학생 축제는 화합의 장"

[사진=바이두]


지난 14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서울캠퍼스 민주광장에서 열린 '2018 외국인학생 축제(International Students Festival, ISF)'에서 티베트를 분리 표기해 중국인으로부터 뭇매를 맞자 고려대 행사 주최 측이 논란 진화에 나섰다.

한준현 고려대학교 교환학생교류회(KUBA)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ISF는 고려대학교 글로벌 서비스센터 산하 단체인 KUBA에서 매 학기 한 번씩 진행하는 ‘세계인의 축제’로, 이러한 화합의 장에서 정치·외교적인 문제가 제기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전했다.

그는 “올해로 22번째 맞는 ISF는 국가별 엑스포나 올림픽이 아닌, 세계 곳곳에서 온 학생들이 출신 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음식을 공유하는 축제”라면서 “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타인과 공유하는 화합의 장이지, 국가별 대항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부스 선정 기준'에 대해서 입을 뗐다. 그는 “부스를 선정하는 기준은, 자신의 지역을 소개하고 싶은 교환학생들이 설득력 있는 기획서를 제출할 수 있다면 누구나 부스를 운영할 수 있다”면서 “‘티베트·인도 부스’도 이 기준에 따라 설립된 것일 뿐, KUBA와 고려대학교가 이를 국가로 인정한 것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사진=교환학생교류회(KUBA) 제공]


또 단독 부스를 열기에 부족한 경우, 학생들의 합의를 통해 두 개의 국가나 지역이 함께 부스를 개최하는 것이 원칙이라면서 이 때문에 티베트와 인도 지역의 학생들이 함께 부스를 진행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과 티베트뿐 아니라 미국 지역 역시 이색적인 문화를 가진 하와이를 따로 분리해 부스를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주한중국대사관의 개입에 유감을 표했다. 그는 “ISF의 사전준비기간에 티베트·인도 부스가 개최된다는 내용은 여러 차례 공지된 바 있다”면서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여지는 많았지만 문제를 제기한 학생은 행사가 끝난 후에 ISF 준비위원회나 KUBA 운영진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대사관에 항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KUBA는 단 한 순간도 부스들을 국가로 상정한 일이 없다"면서 "이번 논쟁으로 상처를 입은 사람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진심 어린 사과를 전했다. 

앞서 고려대에서 열린 '2018 외국인학생 축제' 행사 부스에서 '티베트와 인도'라는 현수막과 티베트기(旗)가 나란히 걸려있고 티베트와 홍콩특별행정구, 대만을 독립 국가로 표기한 모습이 포착되자 중국 온라인 상에서 고려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