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어디로…" 소비 둔화했지만 살아나는 생산·투자
2018-11-14 15:11
"지갑 닫았나" 10월 소비증가율 8.6%…5개월래 최저
경기부양책 효과? 생산·투자 증가율은 확대
10월 신규대출 '반토막'···경기부양에 더 적극 나설까
경기부양책 효과? 생산·투자 증가율은 확대
10월 신규대출 '반토막'···경기부양에 더 적극 나설까
중국의 10월 소비가 예상 밖으로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정부 경기부양 효과로 생산과 투자는 서서히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엇갈린 지표로 중국 경제 불활실성은 한층 더 커진 모습이다.
◆ "중국인 지갑 닫았나" 10월 소비증가율 '뚝'
14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10월 소매판매액이 3조5534억 위안(약 580조44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증가율(9.2%)보다 0.6%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시장 예상치에도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이로써 월별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5월 이후 5개월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활발한 내수 시장에 힘입어 작년 11월까지 두 자릿수 행진을 이어왔지만, 올해 들어서 한 자릿수로 굳어지는 추세다.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0월이었던 중추절(추석) 연휴가 올해는 9월말로 옮겨진데다가 중국 최대 쇼핑할인의 날인 11월 11일 광군제(光棍節) 행사를 앞두고 일부 제품 소비 판매가 둔화하면서 10월 소비 지표가 저조하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중국 증시와 부동산 침체로 소비력이 시들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 들어 중국 경제 곳곳에서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는 신호가 잡힌다.
1~10월 중국 분양주택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했는데, 이는 1~9월 증가율인 13.3%에서 둔화한 것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0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도 전년 동기 대비 11.7% 감소하며 넉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올해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 둔화 조짐은 지난 11일 중국 최대 쇼핑의 날로 불리는 '광군제' 때도 여실히 드러났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 쇼핑몰에서는 이날 하루에만 총 2135억위안(약 34조7000억원) 어치 물건이 거래돼 역대 최고 기록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거래액인 1682억 위안보다 26.9% 증가한 수치이긴 하지만 지난해 증가율인 39.3%에서 10%포인트 이상 둔화한 것이다.
◆경기부양책 효과? 생산·투자 증가율은 확대
반면 중국의 10월 산업생산과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은 확대돼 생산, 투자는 서서히 살아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0월 중국 산업생산액은 5.9% 증가했다. 이는 전달의 5.8%에서 0.1%P 오른 것이다. 1~10월 누적 고정자산 투자 증가율은 5.7%를 기록, 1~9월의 5.4% 증가율은 물론 시장 예상치도 웃돌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정책이 서서히 실물경제를 부양하는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류아이화(劉爱華)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환경보호, 도로운송 등에 대한 인프라 투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이것이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을 끌어올렸다"고 진단했다.
아이리스 팡 ING 이코노미스트도 "당국의 적극적 재정정책이 인프라 투자를 끌어올리며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10월 산업생산율이 확대된 것은 미·중 무역전쟁 고조로 불확실성에 직면한 업체들이 물량을 미리 앞당겨 수출한데 따른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 10월 신규대출 '반토막'···경기부양에 더 적극 나설까
중국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은 무역전쟁, 부채축소(디레버리징) 등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발발 당시인 2009년 1분기(6.4%) 이후 가장 낮은 6.5%로 나타났다.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자 중국 정부는 올 들어 네 차례 지급준비율을 인하하고, 감세조치를 잇달아 내놓고, 지방정부 채권 발행을 독려하는 등의 방식으로 재정·통화정책을 강화했다.
다만 중국의 지난 10월 위안화 신규대출은 6970억 위안으로, 전달과 비교해 '반토막' 나고 포괄적 유동성 지표인 사회융자총액도 지난 달의 3분의 1 수준인 7288억 위안에 그쳤다. 이는 아직까지 실물경제에 자금이 제대로 돌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만큼, 중국 정부가 향후 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 경제연구 공동 책임자는 블룸버그 통신을 통해 "중국 경제는 계속해서 심각한 역풍을 맞고 있다"며 "경제성장률이 급속히 감속하는 걸 막기 위해 향후 수개월내 더 많은 경기 부양책을 써서 가계지출과 민간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향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이 위주가 될 것이라며, 통화정책은 단지 약간의 돕는 역할만 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