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원조 'JIK.SOO' 정수기로 말레이시아 뚫는다
2018-11-13 05:00
직수 브랜드 앞세워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코웨이·쿠쿠·청호도 치열한 각축전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목표
코웨이·쿠쿠·청호도 치열한 각축전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매직은 내달 말레이시아 시장에 'JIK.SOO'(직수) 브랜드를 선보인다. 시너지 확대를 위해 연말까지 방문판매 인력의 구축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달 현지 법인 개소식을 열고 그 토대를 다진 바 있다.
SK매직이 이번에 JIK.SOO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현지에 선제적으로 선보이는 이유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직수 정수기를 차별화 포인트로 자리매김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코웨이, 쿠쿠홈시스 등이 이미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화 전략 없이 현지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만큼 자사 제품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있다. SK매직은 2015년 국내 최초로 직수정수기를 시장에 내놨다. 기존 정수기가 저수조에 물을 보관하는 형태였다면, 직수는 수돗물을 필터로 걸러서 바로 마시는 방식이다. 저수조에서 세균이나 미생물이 발생할 수 있는 위생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SK매직의 직수 정수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경쟁사인 코웨이의 '시루 직수 정수기', 쿠쿠홈시스의 '인앤 아웃 직수 정수기' 등도 잇달아 시장에 나왔다. 업계에 따르면 연간 200만대(교체 수요 포함) 규모의 국내 정수기 시장에서 지난해 직수형 비중은 50%를 넘어섰으며, 올해는 60%로 확대되며 저수조형을 앞지를 전망이다.
SK매직은 이같은 승부수가 말레이시아에서도 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SK매직은 매년 한번씩 직수 파이프 교체, 4개월 마다 필터교체, 전국 단위의 AS(사후서비스), 모바일 기기로 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IoT) 시스템 등을 차별점으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SK매직은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누적계정 300만을 달성하겠단 목표다. SK매직은 지난 3분기 매출 1665억원, 영업이익 138억원을 기록하며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6.7%, 70.4% 성장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계정 수는 148만을 돌파했고, 말레이시아 시장 개척 등을 토대로 올해 156만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 코웨이·쿠쿠·청호 등 진출···격전지된 말레이시아
SK매직까지 말레이시아 시장에 뛰어들면서 현지에서 국내 업체 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2006년 국내 업계 중 가장 먼저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시장 기틀을 닦은 코웨이는 최근 6년간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을 기록하며 현지 정수기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계정수는 89만4000계정(올해 3분기 기준)에 달한다.
올해부터는 '코웨이 라이브 퓨어(Coway. Live Pure)' 캠페인을 진행해 브랜드를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정수기뿐 아니라 공기청정기까지 카테고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코웨이는 올해 말레이시아에서 100만 계정 이상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이미 서비스전문가(코디) 2700여명과 판매전문가 5500여명의 조직도 탄탄하게 구축한 상태다.
쿠쿠홈시스 역시 2015년 법인을 설립하고 전자식·기계식·업소용 정수기 등을 중심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깨끗한 물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인앤아웃 자동 살균 시스템을 적용한 '인앤아웃 정수기 시리즈' 등이 인기다. 쿠쿠홈시스는 올해 60만 계정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말레이시아 내 생산 공장 설립도 검토해 현지 수요에 대응한단 방침이다. 판매 사원은 7000명가량이다.
올해 2월 법인을 설립한 청호나이스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이지만 정수기·공기청정기·연수기 등의 제품을 바탕으로 꾸준히 계정수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1500여명의 판매 인력을 확보했고, 현재 약 4500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정수기 업계가 앞다퉈 말레이시아 진출에 공을 들이는 배경은 국내 렌털시장이 포화된 반면 말레이시아는 성장세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은 지난해 3억달러(약 3400억원)에서 오는 2023년 5억달러(약 5700억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또 향후 5년간 약 65% 이상의 성장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말레이시아는 낙후된 상수도 인프라로 수돗물 품질이 좋지 않아 정수기 수요가 꾸준히 늘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말레이시아를 발판 삼아 동남아시아 시장 전체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업계는 다음 시장으로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을 주목하고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웨이, 쿠쿠 등이 일찍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렌털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인프라를 조성한 점이 오히려 신규 진출 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순한 경쟁 관계보다는 정수기 시장 전체를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