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IR과 함께한 20년' 김광종 IR비즈넷 대표
2018-11-13 07:16
기업설명회(IR)라는 말을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으로 쓴 지는 20년 남짓밖에 안 됐다. 김광종 IR비즈넷 대표가 처음 IR 회사에 들어간 1990년대 후반까지도 IR은 증권가에서조차 낯설었다.
IR 시장을 본격적으로 키운 것은 2000년을 전후로 일어난 벤처 붐이다. 벤처기업 주가가 치솟았고, 기업설명회를 원하는 회사도 부쩍 늘어났다. 물론 당시에는 IR이 단순한 기업설명회에 그쳤다. IR에 홍보(PR) 업무까지 더해진 지금과는 크게 달랐다.
김광종 대표가 IR에 눈을 뜬 때는 1998년이다. 그때 IR코리아 창업주인 고 김형주 사장을 만났다. IR코리아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만든 IR 컨설팅사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여기서 IR 실무경험을 쌓았고 2000년 6월에는 자회사인 IRPR코리아 대표까지 맡았다.
초기자금은 집을 사려고 모았던 적금을 깨서 마련했다고 한다. 그런데 사업이 생각처럼 녹록지 않았다. 적은 자본금도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2007년에는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했고, IR 업계는 크게 위축됐다. 당시 많은 IR 회사가 문을 닫거나 사업 규모를 줄였다.
IR비즈넷이 이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비결은 무엇인지 궁금했다. 김광종 대표는 뜻밖에 '딸'을 꼽았다. 그는 집무실 책상에 스케이트화 세 켤레를 진열해 두었다. 국가대표 피겨스케이팅 선수였던 맏딸이 신었던 것이다. 세 켤레가 모두 알아보기 어렵게 해졌지만, 그는 언제 신었던 것인지 정확하게 기억했다.
물론 한식구처럼 지내온 IR비즈넷 임직원이 없었다면 위기를 이겨낼 수도 없었다. 그는 경영철학을 '화합과 나눔'으로 요약했다. 팀워크를 바탕으로 성과를 내고 이를 합당하게 분배한다는 것이다.
김광종 대표는 "말로만 고맙다고 하면 작은 조직에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소탐대실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터를 지킬 수 있었다"고 전했다.
'1세대 IR 전문가'로서 느끼는 사명감도 크다. 그는 "창업 생태계가 다시 활발하게 만들어지고 있다"며 "선순환 구조를 조성하려면 IR 업계 스스로도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