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①] '오늘의 탐정' 이주영 "시청률 아쉽지만 의미있는 작품…모난 사람없던 현장"
2018-11-09 10:38
화려한 색을 지닌 건 아니다. 그러나 ‘무채색’이라는 단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어떤 색을 입혀도 가장 뚜렷한 본연의 색을 낼 수 있는 무채색. 배우 이주영 이야기다.
배우 이주영이 지난달 31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오늘의 탐정’에서 무당 출신 국과수 부검의 길채원 역을 맡으며 또 하나의 필모그라피를 완성 시켰다. 자신만의 색으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이주영을 최근 종로구 수송동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났다.
그는 “드라마 끝난게 믿기지 않는다. 특히 이번 드라마는 대장정의 느낌이 있었다. 스토리 때문인지, 장르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먼 길을 온 느낌이었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이주영은 “안 아쉽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시청률이 계속 아쉬웠지만 그래도 끝까지 누 끼치지 않고 끝까지 마무리 해보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그래서 오히려 으쌰으쌰했다”며 “아무래도 시청률이 저조해서 힘들었지만 KBS에서 이런 드라마를 시도해본 것, 전에 없었던 장르를 찍어본 것에 대해 의미를 남겼다”고 말했다.
‘오늘의 탐정’에서 눈여겨 볼만한 건 바로 모든 캐릭터가 입체적이었다는 것이다. 선우혜(이지아 분)부터 백다혜(박주희 분) 변호사까지 어느 하나 서사가 없는 캐릭터는 없었다.
“방송은 무섭고 진지하지만 촬영장 분위기는 절대 그러지 않았다”는 이주영은 “무서운 장면일수록 찍는 사람은 오히려 웃긴다. 그래서 촬영할 때는 ‘이게 무서울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무섭다는 반응이 많았다. 어떤 분들은 무서워서 못 보겠다고 하더라. 시청률은 안 나왔지만 그런 부분은 성공한 것 같다”고 웃었다.
공포물을 촬영할 때 대부분 귀신을 본다던가 하는 기이한 체험을 하는 경우가 있다. 특이한 경험을 한 건 없었을까. 그는 “제게는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었다”면서도 “처음에 (김)원해 선배와 (최)다니엘 선배의 창고신이 있었는데 그때 원해 선배가 목을 매는 장면이 있었다. 그 장면을 촬영하다 순간적으로 목이 걸려서 원해 선배가 살짝 위험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털어놔 놀라게 했다.
더불어 “드라마가 끝나고 무서운 꿈을 꿨다. 촬영을 끝나고 집에 가는데 차 안에서 잠이 들었다. 그런데 스타일리스트 친구가 자다가 말을 했고, 빙의된 것처럼 웃었다고 하더라. 자면서 웃길래 스타일리스트가 무서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무당 출신 국과수 부검의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연기한 이주영. 사실 쉽지만은 않은 캐릭터였다. 그는 캐릭터를 위해 어떻게 준비했을까.
이주영은 “부검의지만 무당이었다. 신(神)기를 이용해 시신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부검의였는데 극에서 표현되지 않은 전사가 있었다. 그런 전사를 캐릭터에 녹여내려 했다”며 “일본 드라마 중 여자 부검의가 나오는 드라마가 있는데 그 드라마를 보고 참고하기도 했고, 작가님께서 추리 소설도 주셔서 책도 읽었다. 일단 부검의라는 직업 자체에 무지했기 때문에 관련 서적을 많이 찾아봤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실질적으로 전문 의학드라마가 아니라 캐릭터를 살리는 작업이 선행돼야 했다. 부검의였지만 평범하지 않은 모습, 그 방향성으로 가다보면 다른 인물들과 섞이기 어려울 것 같아서 그 중간을 잡는 작업이 꽤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과의 호흡도 궁금했다.
그는 “이 작품 시작 전 MT를 갔었다. 그때는 모든 분 들이 다 낯설었다. 보통 배우가 아니면 스탭분들도 알텐데 KBS 작품은 처음이기도 해서 그런지 낯가림이 심해서 힘들었다. 그런데 촬영에 막상 들어갔는데 모난 사람 한 명 없을 정도로 좋았다”면서 “(박)은빈이의 경우 촬영 도중 생일이라 몰래카메라를 준비하기도 했다. 김원해, 최다니엘 선배님이 치고박고 싸우셨다. 결국 나중에 몰래카메라라는 사실을 알고 은빈이가 울기도 했다. 너무 착해서 다 속아 넘어갔다”고 웃었다.
또 “이지아 선배님도 첫 인상은 강해서 무서울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같이 카메라 어플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저도 처음엔 깍듯하게 대했는데 선배님이 먼저 ‘은빈이한테 하는 것처럼 대하라’고 하셨다. 원해 선배님도 워낙 대선배님이심에도 불구한데도 친구처럼 대해주셨다”며 “경력으로 따지면 현장에서는 제가 거의 막내인데도 다들 너무 편하개 대해주셨다. 스케줄 때문에 체력적으로 힘든 건 있어도 정신적으로 힘든 건 없었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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