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결영 성폭행 가해자 지목 '증지위'는 누구? 中 정협 상무위원까지 한 권력자

2018-11-06 09:35
축구선수에서 배우·감독, 상무위원까지…홍콩영화계서 막강한 권력 자랑

홍콩 영화계 권력자로 꼽히는 '증지위'. [사진=바이두]


1980년대 홍콩 여배우 남결영(藍潔瑛, 란제잉)이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하자 과거 그의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됐던 홍콩 배우 증지위(曾志偉, 쩡즈웨이)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6일 중화권 언론에 따르면 남결영은 지난 3일 자정경 자택 욕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구조대원이 문을 부수고 자택에 진입했을 때 남결영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보도에 따르면 남결영 자택 진입 당시 집 안에 이상한 냄새가 나 타살 가능성이 잠시 거론됐다. 하지만 타살과 관련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경찰은 남결영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봤다.

남결영 사망으로 과거 그가 폭로했던 미투(Me Too) 사례가 재조명받았고, 가해자로 지목된 증지위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증지위는 지금까지 약 180편의 영화에 출연한 홍콩 영화계의 개성파 배우로 최근에는 유덕화와 서기 주연의 영화 ‘협도연맹’의 주연으로 출연했었다. 영화 ‘첨밀밀’의 조폭역으로 잘 알려진 그는 1990년대 홍콩 유명 영화제에서 남우조연상을 4차례나 받기도 했다.

원래 축구선수였던 그는 뛰어난 운동 신경으로 1974년 스턴트맨으로 영화계에 발을 들었고, 이후 무술감독, 조감독, 작가 등으로 활약했다.

그는 홍콩배우협회 회장을 맡았을 만큼 홍콩 연예계에서 막강한 힘을 자랑했고, 중국 공산당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증지위는 2011년 광둥(廣東)성 장먼(江門)시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 자리에 올랐다. 2013년에는 광저우(廣州)시 정협 상무위원 신분으로 정협 당위원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중국 매체 왕이왕(網易網)은 증지위에 대해 “키도 크지 않고, 멋있지도 않다. 심지어 목소리조차 비호감인데 그는 홍콩 영화계에서 줄곧 승승장구하고 있다”며 “그의 연기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폭넓은 인간관계가 너그러운 그의 성격을 말해준다”며 “증지위는 의리를 중시하는 인물로 유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지위가 홍콩의 폭력 조직인 삼합회 소속으로 무력 등으로 사람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언론에 보여준 그의 모습을 거짓”이라는 주장도 있다. 남결영이 미투 폭로를 통해 “가해자 중 한 사람의 권력이 너무 강해 그동안 성폭행 사실을 밝힐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증지위는 전면 부인하며 홍콩배우협회 회장 시절 생활고를 겪는 남결영에게 어떤 식으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지만, 그녀가 거절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