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 활성화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 긍정 검토해야”

2018-10-31 17:14
‘증권통’ 김병욱 민주당 의원, 증시 관련 정책토론회 개최
주식거래 활성화 필요성 강조…장기 보유자 세제 혜택 제안

31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김병욱 의원실 제공]


저평가된 한국 증권시장을 극복하기 위해 증권거래세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31일 나왔다. 당초 증권거래세는 주식시장에서 투기 거래를 억제시키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도입 당시와 자본시장 환경이 변했고, 거래 활성화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추락하는 한국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는 주식시장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다”면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 바로 주식시장이다.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고, 기업에 어떻게 흘러가는지의 관점에서 주식시장을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코스피 지수 하락에 대해서는 “주가는 오를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다”며 “본질은 주가가 오를 때 과연 제대로 가치를 평가받았는지, 또 내릴 때 합리적으로 내렸는지 여부”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글로벌 증시가 내릴 때 그보다 더 많이 빠진다”며 “지난 20~30년 내내 한국 증시는 저평가 받아왔다. 본질적으로 구조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획재정부에서는 증권거래세 인하로 인한 세수 감소를 걱정할 수밖에 없겠지만 거래 활성화 측면에서 필요하다”며 “또 일정 금액 이하로 주식에 투자하는 직장인들이나 주식을 장기 보유한 사람에게는 세제 혜택을 주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증권거래세는 1963년 처음 도입됐다가 1971년 자본시장 육성을 위해 폐지됐다. 이후 1979년 세수 확보와 단기 투기 억제를 위해 다시 도입됐고, 1996년부터 현재 수준인 0.3%에서 부과돼 왔다.

패널로 참석한 황세윤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 역시 증권거래세의 단계적 축소 및 폐지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황 연구위원은 “현재 0.3%로 설정돼 있는 거래세율을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장기적으로는 폐지를 검토해야 한다”며 “고금리에서 저금리 시대로 변함에 따라 거래비용으로서 0.3%가 가지는 의미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의 경우 거래세가 아예 없거나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있다”며 “주식시장 거래량이 꾸준하게 하향 추세를 이어온 점을 감안할 때 시장 유동성 개선 차원에서 거래세 축소가 절실하다”고 전했다.

발제를 맡은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한국 증시 저평가 원인으로 △인색한 배당 △대리인 비용이 발생하는 지배 구조 △특정 업종으로의 이익 쏠림 △한국 가계의 주식 외면 △높은 중국 경제 의존도 등을 꼽았다.

김 센터장은 “현재는 남북 관계가 좋아지고 있고, 한국 사람들이 주식을 안 하고 있고, 배당이 늘어난 반면 주가는 매우 싼 수준”이라며 “가계가 주식시장에 참여할 인센티브만 마련된다면 선순환으로 갈 수 있는 그런 시점”이라고 했다.

한편 김 의원은 한국증권업협회 출신으로 20대 국회의원 중 유일한 ‘증권통’이다. 그는 “국회 유일 증권계 출신으로 앞장서서 주식시장으로 돈이 들어오고, 기업으로 흘러가는 과정에 걸리는 장애물이나 제도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주식시장에 관한 토론회를 하는 게 처음”이라며 국회의 전문성 부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국회에 따르면 16대부터 20대까지 증권 또는 주식과 직·간접적으로 관련한 토론회는 약 40여건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부분이 △증권노동자의 노동시간(20대) △금융자산의 해외투자(19대) △기업공시 제도화(19대) △투자은행과 증권 산업 발전방안(16대)에 관한 내용으로 주식시장 자체에 관한 토론회는 없었던 셈이다.

그는 “옛날부터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대해 편견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국회도 아직 주식시장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