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병상 병원 이하 지역 사망률‧재입원율, 타지역에 비해 2배↑

2018-10-31 14:49
중소병원 많아도 300병상 이하일 경우 사망률‧재입원율 높아
건보공단, 최근 5년간 건보 빅데이터 분석…중소병원 분포에 따라 지역별

[사진=아이클릭아트]


300병상 이하 병원이 있는 지역에서는 사망률과 재입원율이 높다는 통계가 나왔다. 중소병원 분포에 따라 지역별 사망률‧재입원율 차이가 컸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의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해 의료생활권(56개 진료권)을 도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각 지역 간 의료이용 양상을 비교‧분석한 ‘건강보험 의료이용지도(KNHI_Atlas) 구축 연구’ 중간결과를 31일 공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0병상 이하의 병원만 있는 지역에서는 사망률과 재입원율이 높았지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있는 지역에서는 사망률과 재입원율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내 의료기관 현황을 보면, 2016년 기준으로 병원 병상수는 인구 1000명 당 6.2개로, OECD 평균 3.3개의 1.9배다.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병상이 50% 이상인 OECD 국가와는 달리 국내에는 300병상 미만 중소형 의료기관 병상이 전체의 69%를 차지한다.

즉 국내에서는 큰 병원이 없는 지역도 큰 병원이 있는 지역 못지않게 병상수는 많지만, 이것이 사망률과 재입원율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이번 연구책임자인 김윤 서울의대 교수는 “환자가 입원할 병상 공급은 충분하거나 많지만, 사실상 작은 병원만 올망졸망 모여 있어 중환자를 제대로 치료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300병상 이하 병원이 있는 진료권에서는 사망률 개선 효과는 없고, 오히려 입원을 많이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300병상 이하 병원 진료권에서는 병상이 1개 늘어날 때마다 그 지역의 입원건수는 연간 19건 늘어났으며, 재입원율도 7% 상승했다.

그러나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이 있는 진료권에서는 병상 1개가 늘어나면, 연간 입원건수가 17건 감소했으며, 재입원률 역시 7% 감소했다.

보통 300병상 이하 중소형 병원은 수익성 등을 이유로 입원율이 높다.

김 교수는 “이 같은 결과는 정부가 의료를 시장공급에 맡겼기 때문”이라며 “300병상 이상의 큰 병원이 있어야 과도한 입원과 재입원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더이상 병상이 늘어나는 것은 억제하고, 적정규모의 병원 병상을 공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00병상 이하 병원이 없는 지역은 속초, 영월, 진천, 당진, 서산 등이지만, 이천과 여주 등 경기권 일부 지역도 해당된다. 환자가 수도권 일부 대형병원에 몰려 300병상 이상 병원이 없다.

이천·여주는 사망비가 1.7로, 0.8인 강릉·평창과 2배 이상 차이 났다.
 

[자료=건보공단 제공]


이천‧여주는 인구 1000명당 병상수는 3.7개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병상 100%가 300병상 미만 의료기관에 의해 공급됐고, 지역 내 의료 자체충족률역시 45.4%(평균 64%)로 의료자원이 취약했다.

그러나 사망비가 낮은 강릉‧평창은 인구 1000명당 병상은 6.6개로 전국 평균(6.2개)보다 소폭 많았으나, 병상의 63%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됐다. 700병상급 지역거점 의료기관도 존재했다.

재입원비율이 가장 높은 여수는 인구 1000명당 병상이 9.6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준이지만 병상의 13%만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됐다. 인구 1000명당 입원건수는 334건으로, 전국 평균인 225건에 비해 높았다.
 

[자료=건보공단 제공 ]


재입원비율이 가장 낮은 천안‧아산은 인구 1000명당 급성기 병상이 전국평균인 6.2개보다 낮은 5.7개였다. 병상의 40%가 300병상 종합병원에 의해 공급됐다. 인구 1000명당 입원 또한 204건으로 평균보다 낮았다. 의료 자체충족률도 81.1%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