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금 웅진 회장 "혼신의 힘 바쳐 웅진코웨이 성공시킬 것"
2018-10-29 16:32
29일, 6년 만에 코웨이 재인수 발표
웅진에너지·플레이도시 등 매각…"자금 불확실성 없어"
웅진에너지·플레이도시 등 매각…"자금 불확실성 없어"
"실패한 기업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혼신의 힘을 바쳐 웅진 코웨이를 성공시키겠다."
코웨이를 매각한 지 6년 만에 재인수에 성공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29일 서울 종로플레이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은 각오를 다졌다.
윤 회장은 "전공이 아닌 곳에 가서 헤매다가 큰 어려움 겪었지만 이제 내가 잘하는 일, 처음부터 내가 끝까지 만든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좋아하고 쉬운일인 '렌털'에서 다시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회장은 웅진그룹을 웅진씽크빅과 코웨이를 중심축으로 재편해 사업 시너지를 높여 '렌털 명가'로서 옛 명성을 되찾겠단 계획이다.
이날 웅진-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MBK파트너스와 코웨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웅진이 코웨이를 매각한 지 5년 7개월 만이다. 코웨이 지분 22.17%에 대한 인수 금액은 약 1조 6850억원이다.
코웨이는 윤 회장이 1989년 설립한 생활가전업체다. 국내에서 처음 필터를 장착한 정수기를 제조해 판매하며 정수기 업계를 이끌어 왔으며, 1999년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던 렌털사업을 고안해 시장을 확장했다. 그러나 재무구조가 악화돼 지난 2013년 1월 코웨이 지분 30.9%를 주당 5만원씩 모두 1조2000억원에 MBK파트너스에 매각한 바 있다.
윤 회장은 "38년 전 출판업으로 돈, 직원, 브랜드 없이 시작해 최고의 출판사로 성장했다"며 "이후 출판을 포함한 모든 사업이 잘 되면서 욕심을 내서 사업을 확장했고, 법정관리를 겪으며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지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이 어려워지며 채권단이 요구하는 것은 다 들어줬는데 첫 번째가 코웨이 매각이었다"며 "자식 같은 업종을 팔기 싫은 마음은 모두 같았겠지만 그 덕에 1년 4개월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어려웠던 경험을 발판삼아 한 단계 더 도약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앞으로 가장 잘하는 한 업종에만 집중해 키우는데 열정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렌털 품목 확대 등 장기적인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정수기와 비데에서 시작한 렌털사업이 이제는 자동차와 가구 등으로까지 확장될 것"이라며 "이번 코웨이 재인수는 그룹의 미래 원동력을 찾는 무한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웨이의 방문판매 인력인 '코디'가 1만3000명이 있고 판매 인력은 2만여명에 달한다"며 "웅진에 1만 방판 인력이 더해져 3만여 명의 직원들이 가정을 방문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 자금 조달 등 변수 남아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웅진그룹의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산 총계가 2조5000억원 정도인 웅진그룹이 1조6850억원의 인수 금액을 들여 코웨이 지분 22.17%를 매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안지용 웅진그룹의 기획조정실장은 "전체 인수 금액 중 4000억원은 웅진이, 스틱인베스트먼트가 5000억원을 부담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으로 조달한다"며 "자금 부분에서 불확실성은 거의 없고, 웅진도 스틱도 한국투자증권에서 금융제공확약서(LOC)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웅진 쪽 자금의 경우 오늘 500억원의 계약금이 이미 나갔고, 씽크빅 유상증자를 통해 1400억∼2000억원을 구할 수 있다"며 "나머지 2000억원은 다른 금융기관을 통해 LOC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안 전무는 "22%의 지분이 경영권 방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다"면서도 "웅진 밑에 씽크빅이 있고, 그 밑에 코웨이가 있는 포트폴리오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고, 나머지 계열사도 매각해 그 자금을 활용해 중장기적으로 지분율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 매각을 진행하는 계열사로는 웅진에너지, 웅진플레이도시 등을 언급했다.
웅진은 MBK파트너스를 상대로 한 소송도 취하할 예정이다. 앞서 웅진은 MBK파트너스가 코웨이 지분을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한 것을 두고 우선매수청구권 보유자인 자신과 협의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렌털시장은 연 10%수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1인 가구증대와 고령화, 소비패턴의 변화 등 거시적 환경 변화에 따라 렌털수요는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거시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