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관광객 3000만 시대 열자]⑩“체험만큼 좋은 관광 콘텐츠는 없다”
2018-10-26 07:01
관광업계 전문가 제언
◆이훈 한양대 교수 "고품질 관광상품 전환 노력 지속해야"
외국인 관광객 전략에서 양적 확대를 지속하면서도 품격과 품질이 높은, 즉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상품으로 전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
관광객이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 예가 '체험'이다.
양질의 체험관광 콘텐츠는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이면서 지출도 늘릴 수 있다. 이를 마련할 구체적인 전략이 필요하다.
공정관광과 지속 가능한 관광 철학 또한 관광산업에 녹여야 할 것이다. 산업 간 공정성이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다.
마을관광 등 작은 단위의 관광을 통해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것이 새로운 관광산업이 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 나라가 품은 역사야말로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유구한 우리 역사문화를 제대로 재정비해야 할 때다.
우리는 곳곳에 훌륭한 문화유산을 품었다.
정부와 지자체, 관계기관이 힘을 합쳐 문화유산을 제대로 보존하고 계승해야 한다.
다만 보존 및 계승에 그치지 말고 이를 제대로 스토리텔링할 필요가 있다.
네덜란드, 덴마크, 노르웨이 등은 모든 관광지마다 스토리텔링이 잘돼 있다. 이런 점은 분명 벤치마킹할 만한 요소다.
정부에서도 노력하고 있는 '산업관광' 활성화도 중요한 과제다. 산업적 측면을 관광자원으로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윤유식 경희대 교수 “정부의 관광산업 가치 인정 우선시돼야”
관광산업은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핵심적인 산업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선 한국 관광산업이 경쟁력을 갖춰야 할 기본 역량의 준비가 필요하다. 여러 기관과 협력을 통한 다양한 상품, 프로그램, 소프트웨어의 개발이 절실하다.
외국인 관광객 3000만 시대를 앞둔 일본은 현재 관광에 쏟는 관심과 노력이 상당하다. 싱가포르는 컨벤션의 국가로 불린다. 북·미 정상회담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찾게 만든 나라다. 우리 정부와 지자체, 민간 단체에서도 이 같은 관광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정부의 관심과 노력이 우선시돼야 한다. 돈을 벌 수 있는 관광산업에 대한 브랜드 가치의 인정과 존중이 먼저다. 사실상 관광 정책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지금 수준의 3~5배의 노력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관광 정책을 통한 산업 지원 확대, 지역관광 정책 강화, 네트워크 협력, 비즈니스 이벤트의 활성화를 통한 마이스(MICE) 관광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
◆전계욱 지엔씨21 대표 "지역 축제, 관광 활성화하는 킬러 콘텐츠"
양질의 축제야말로 관광을 활성화하는 킬러 콘텐츠다.
지역 곳곳에서 펼쳐지는 축제들은 그 자체로 우수한 관광자원이 된다. 이를 통해 도시의 브랜드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다.
축제는 또 지역을 홍보하고 마케팅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 축제들은 언제부터인가 지방자치단체장의 선심성 이벤트로 전락하면서 세금을 갉아먹는 불필요한 이벤트로 낙인찍혔다.
축제는 풍경(문화재, 관광명소)과 고유의 문화, 특산물을 접목한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관광 이벤트다.
정부가 나서서 이를 독려하고 지원해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나 브라질의 삼바 페스티벌 같은 월드클래스급 축제를 육성한다면, 지역 관광은 물론 국내 관광 전반이 활기를 띨 것이라고 확신한다.
◆손상원 정동극장 극장장 "공연관광 활성화, 제도적 지원 필요"
무엇보다 우리나라는 일일생활권에 비해 내수 시장이 작다. 지난 8월 IMF 위기를 극복한 그리스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리스의 위기 극복에는 '관광'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그리스의 역사를 보러 온 사람들에게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도 콘텐츠에 있어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도 요구된다. 일례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는 서울 대학로에 외국인까지 아우르는 종합 안내소가 없다. 외국인들이 소극장협회가 운영 중인 티켓박스에 찾아와 공연 정보 안내를 요청해도 등록된 공연 외에 정보가 없고, 언어적인 어려움도 있다. 따라서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
공연 간판 또한 우리나라는 획일화돼 있다. 법적 규제 때문이다. 반면 외국은 공연마다 특색 있는 간판들을 설치한다. 우리나라도 대학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특성 있는 대학로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 공연예술의 거리, 문화 특구로의 발전을 도와야 한다.
예술가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신경 써야 대학로가 명소가 될 수 있다. 1990년대 초반, 20개 내외의 극장에 관객들이 가득 찼던 때처럼 공연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예술 지원에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
◆노경국 창원시청 관광정책관 "국가 지정 꽃 축제 1호·2호 어떨까?"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아는 축제를 세계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진해군항제에는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다. 진해군항제는 이순신 장군의 승전을 기리기 위한 행사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이순신상도 진해에 있다. 순천만 국가정원을 조성한 것처럼 국가 꽃 축제 1호, 2호를 지정해 전략적으로 축제를 키워야 한다.
2015년 창원시는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상상길’을 만들었다. 창원의 문화 예술 중심지인 예술촌에 한국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블록에 새겨 길을 만들었다. 선착순으로 2만3000명의 이름을 받아 블록에 새겼는데, 전 세계에서 30만명이 응모했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
이를 2016년부터 창원시청에서 관리했다. 5가지 색으로 된 화강암 돌이 자외선과 비로 인해 색깔이 변하기 시작했다. 지자체가 이 길을 유지하기에는 예산이 너무 많이 들었다. 정부 공모 사업의 경우 사후 관리를 더욱 세심하게 해줬으면 좋겠다.
지자체가 가진 특성을 살리는 관광 프로그램 개발도 중요하다. 창원은 바다가 가까워 사람과 물건이 끊임없이 오갔던 도시다. 조선 후기 마산 어시장에는 전국 상인들이 모여들었고, 1970년대에는 마산자유무역지역이 한국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다. 창원시청은 이를 ‘산업관광 스토리 투어’로 만들었다.
해설사 투어에 참가하면 과거 마산자유무역지역에 있던 소니(Sony), 필립스(Philips) 등의 회사에서 근무했던 분들의 경험담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해설사 양성을 통해 중장년층 일자리도 만들 수 있다. 지역 관광 활성화가 중요하다.
◆하상석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 “각 나라에 맞는 마케팅 필요”
최근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증가 추세다. 2017년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은 231만1447명이었다. 올해에는 7월 말 기준으로 전년 대비 20.2% 증가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및 남북 정상회담 개최 등에 따른 일본 시장의 방한 심리 회복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일본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의 K-팝, 미용, 패션 등 이른바 ‘신한류’가 유행하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앞으로가 중요하다. 평창올림픽의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포스트 평창 관광 마케팅’으로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에 힘쓸 뿐 아니라, 한국의 지자체와 협업하여 지방의 특색 있는 소재를 발굴, 지역 대표 관광 콘텐츠로 육성해야 한다.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일본 대형 여행사들과 함께 ‘한국의 재발견’을 주제로 한 캠페인을 실시 중이다. ‘워킹 페스타 in 백제’, ‘부산 대게 캠페인’ 사업 등으로 일본인 관광객의 지방 방문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