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악재 신흥국 공포 키워…연말 글로벌 증시 잇단 '경고등'
2018-10-23 18:33
코스피·코스닥 시총 하루 45조 증발…美국채·증시도 요동 안심 못해
연말로 접어드는 세계 주식시장 곳곳에서 경고등이 켜졌다.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만 하루 사이 45조원가량 날아갔다.
4중 전회(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로 불리는 중국발 정치 이벤트도 이번에는 호재로 작용하지 않았다. 그보다는 무역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와 냉전시대를 연상시키는 미·중 군사대립이 공포심리를 극대화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는 불확실성이 잦아들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셀 코리아' 이달에만 3조원 육박
셀 코리아가 멈추지 않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조78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4141억원어치를 팔았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강경발언을 이어가고 있고, 중거리핵전력조약 파기 문제도 신흥국에서 공포심리를 키웠다"고 말했다.
미국 주식도 더는 안전자산이 아니라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 나스닥지수는 이달에만 각각 4.31%(2만6458.31→2만5317.41)와 5.43%(2913.98→2755.88), 7.18%(8046.35→7468.63) 하락했다.
미국이 키워온 악재가 부메랑처럼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이 스스로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위축된 투자심리를 되살리기 어려운 상황이다.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외환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이날 하루에만 9원 넘게 뛰었고, 이달 들어 28원 이상 올랐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미 심리적 저항선(3.0%)을 뚫었고, 현재 3.1∼3.2% 수준을 오르내리고 있다.
중국은 이날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 거래일 대비 0.15% 평가절하한 달러당 6.9338위안으로 고시했다.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7위안에 바짝 다가섰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9월부터 뛰기 시작한 미국 금리가 진정세로 돌아선다면 낙폭 과대 기술주를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며 "반대로 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주식은 매력을 잃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낙폭이 진정되는 것을 확인한 후 실적 개선주 위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