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간 매티스...환구시보 "中 압박이 목적, 영원한 BGM은 중국"
2018-10-18 11:59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 16일 베트남 방문, 올 들어 2번째
"남중국해 중국 영향력 확대 막으려는 미국, 패권국가 강박증"
"남중국해 중국 영향력 확대 막으려는 미국, 패권국가 강박증"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올 1월 이후 두 번째로 베트남을 방문한 것을 두고 중국 관영언론이 "중국에 압박을 주기 위한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매티스 장관은 16일부터 베트남 방문 일정에 돌입했다. 베트남의 경제수도이자 인구 최대도시인 호찌민을 방문하고 미국이 주둔한 비엔 호아 공군기지를 찾는 등 군사협력 강화에 공을 들일 계획이다.
이는 중국이 주변국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남중국해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과시하려는 의도로 분석됐다.
또, 이번 방문은 쩐 다이 꽝 베트남 국가주석 사망 후 권력 교체기에 이뤄지는 것으로 미국-베트남 관계 다지기의 일환이기도 하다.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이달 초 응우옌 푸 쫑 공산당 서기장을 국가주석 후보로 지명했고 22일 공식 선출된다.
매티스 장관의 베트남 방문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7일 '미국 국방장관의 아시아 방문, 중국은 영원한 BGM' 이라는 제하의 사평을 게재하고 "매티스 장관이 올 들어 두 번째 베트남을 방문하고, 장관직에 오른 후 5번째로 베트남 국방장관을 만난다"며 "이를 통해 중국에게 보이지 않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미국과 베트남 군사협력이 내보내는 신호를 감당하는 것은 해당 지역에서 중국이 '대국'으로 거듭났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당연한 일"이라면서도 "그 어떤 대국이 그 어떤 지역에서도 미국 이상의 영향력을 갖지 못하게 하려는 미국의 행보는 세계 유일의 패권국가를 향한 '강박증'과도 같다"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남중국해 평화·안정과 주변국 간의 영토분쟁 중 무엇이 더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발전·협력을 남중국해의 공동화두로 삼는 것이 서로 충돌하고 대립하는 것보다 이롭다는 데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만 엇박자를 보이고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미국과 남중국해 주변국이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은 남중국해 각국이 서로 대립하는 상황을 만들어 이 속에서 남중국해 정세의 주도권을 잡기를 바라고 있다"고 비난했다.
상황이 미국 뜻대로 흘러가지 않고 있다고도 했다. 신문은 "미국의 시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중국과 베트남, 필리핀의 협력이 계속 확대되고 영토분쟁은 효과적으로 통제되는 분위기"라며 "미국의 남중국해에서의 야심은 대부분 바다 위에서 표류하고 육지로 상륙할 기회는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일침했다.
베트남을 향한 경계의 메시지도 보냈다. 환구시보는 "남중국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이루려면 각국이 체계적으로 협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외부 세력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핵심사안에서 외부세력에 끌려 다녀서는 안되며 그들이 남중국해 평화와 혼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해서도 안된다"면서 "남중국해 국가들은 긴장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티스 장관은 본래 중국 베이징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양국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확대되면서 취소됐다.
중국과 무역전쟁 중인 미국은 최근 정치, 군사적으로도 중국을 압박하며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난달 미 국무부가 대만에 대규모 무기 판매안을 승인했고 이에 중국은 해군사령관의 미국 방문 계획을 돌연 취소하기도 했다. 또, 10월 예정이었던 미국 해군의 강습상륙함인 와스프함의 홍콩 입항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