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행동 나선 여의도 시범아파트… ”47년 된 집 무너지면 어쩌나”

2018-10-17 18:56
여의도 마스터플랜 보류 반발

"서울시는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조속히 시범아파트 정비계획 변경안을 승인해야 한다."

17일 오후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민들이 서울시청 앞에 모여 재건축 정비계획안 통과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재작년부터 재건축을 본격 추진해왔지만 박원순 시장의 ‘용산·여의도 마스터플랜’에 발목이 잡히면서 정비계획안이 통과되지 못했다.

1971년 12월 완공된 시범아파트는 올해 입주 48년차로 재건축 가능 연한인 30년을 훌쩍 넘겼다. 단지 노후화로 시범아파트 상가동은 천장 슬리브 균열에 따른 건물 붕괴 위험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아파트동은 십수년 전부터 전체적인 지반 부동침하로 기울어져 있는 상태다.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추진위원회(추진위) 위원장은 이날 집회에서 “시범아파트 재건축은 정해진 법과 절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돼 왔고 주민들은 장기보유자가 많아 투기꾼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시범아파트 재건축이 보류된 건 지난 7월 박원순 시장이 싱가포르에서 여의도·용산 일대를 통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부터다.

재작년 출범한 추진위는 지난 6월 제3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지정된 시범아파트의 기존 용적률 230%를 법정 상한인 300%까지 늘리기 위해 이런 내용을 담은 정비계획변경안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안건으로 상정했다.

하지만 여의도·용산 마스터플랜에 맞춰 개별 단지 재건축 계획을 심의할 계획이란 서울시 방침에 따라 심의가 보류됐다. 추진위는 지난 9월 또다시 정비계획 변경안을 도계위 안건으로 재접수했지만 반려됐다. 지난 8월 일대 집값 상승 등을 이유로 마스터플랜이 전면 보류됐기 때문이다.
 

17일 오후 이제형 여의도 시범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위원회 위원장이 서울시청 앞에서 시범아파트 주민들과 함께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 통과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윤지은 기자]

이에 시범아파트 주민들은 “지난해 서울시 개발 계획이 진행되더라도 개별 단지 재건축 일정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라”고 외치며 집단 행동을 시작했다.

지난해 4월 서울시는 “정비계획을 통해 개별 단지를 재건축하기보다 큰 틀에서의 통합적 도시관리계획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도 “큰 틀에서의 통합적 도시관리계획 수립 중에도 기존에 추진 중인 정비사업은 중단 없이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시범아파트 소유주 약 200명이 집결한 이날 집회엔 시범아파트 주민뿐 아니라 인근 광장·공작·한양·대교아파트 주민들도 합세했다. 이들 역시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는 단지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