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북한 리종혁 면담…남북 국회회담 개최 필요성 전달(종합)
2018-10-16 05:02
IPU 총회서 ‘조우’…국회 차원 교류 정례화 공감대
IPU 총회 참석을 위해 스위스에 머물고 있는 문 의장과 국회 대표단은 이날 오후 제네바 시내 캄펜스키 호텔에서 리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을 만나 남북 국회회담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우리 측은 진영·설훈·이수혁·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정종섭 자유한국당, 김경진 민주평화당 의원, 백지아 주제네바 대사, 한충희 외교특임대사, 박재유 국제국장 등이 배석했다.
지난 2008년부터 IPU 총회에 참여해 온 진 의원은 북측 대표단과 의견을 조율한 끝에 만남을 성사시켰다. IPU 총회에서 남과 북의 대표가 만나는 것은 처음이다.
리 부위원장은 북한에서 입법부 격에 해당하는 최고인민회의 대표는 아니지만, 수년 간 북측 대표단을 이끌고 IPU 총회에 참석했다. 그는 월북한 작가 ‘민촌’ 이기영의 아들로도 잘 알려져 있다.
먼저 리 부위원장은 공개 모두발언에서 “먼 길 오시느라 피곤하시겠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에 문 의장은 “이 만남 하나로 피로가 다 풀리는 것 같다”면서 “10년 전이나 하나도 안 변하셨다”고 화답했다.
리 부위원장은 “잃어버린 10년 동안 저도 동면하고 있었다”라고 말하자, 문 의장은 “김대중 대통령도 젊어 보인다는 말에 ‘감옥에 있는 기간은 치지 않아서 그런가보다’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고 답했다.
문 의장은 “양국 정상이 6개월간 3번이나 만나 우리가 보탤 일 없이 일이 잘 진행되고 있지만, 남쪽은 국회 의결을 거쳐야 법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측면이 있다”며 남북 국회회담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남북 국회회담이 성사될 경우, 북한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문 의장의 카운터 파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두 발언 후 40분간 비공개로 이뤄진 면담에서 양측은 남북 국회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구체적인 회담 장소 및 시기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국회 차원에서 자주 만날 기회를 마련하기로 했다.
앞서 문 의장은 IPU 총회 일반토론 연설을 한 뒤, 오찬 리셉션에 참석하러 나가면서 복도에서 리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과 우연히 마주쳤다.
문 의장은 리 부위원장에게 부인상을 당한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의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일반토론 연설과 함께 데니스 오도노반 아일랜드 국회 상원의장, 페데리코 피네도 아르헨티나 상원 임시의장과 있따라 양자면담을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