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치료, 프로포폴 대신 ‘에토미데이트’ 사용 가능
2018-10-15 20:06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세우 교수, 전세계 최초 진정내시경 시 에토미데이트 효과 연구
국내 연구진이 전세계 최초로 수면내시경 시 프로포폴을 대신해 전신마취 유도제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해도 동등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박세우 교수팀은 수면내시경을 할 때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인 프로포폴의 합병증을 보완해 빠른 효과와 회복 등을 보였다고 밝히며, 관련 연구 결과를 15일 공개했다.
흔히 수면내시경이라고 하는 진정내시경은 환자의 불안과 고통을 경감시키면서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해 안전한 시술이 이뤄지도록 한다.
진정유도에 사용되는 약제 중 프로포폴은 중등도 이상의 진정을 위한 용량과 투여 방법에 대한 임상경험이 축적되면서 내시경시술을 위한 보편적인 진정제로 사용되고 있다. 약효가 1분 이내 발현되고, 의식이 깨끗하고 빠르게 회복된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위험성에 대한 지적은 계속됐다. 마약류로 분류된 프로포폴은 투여하는 용량에 따라 진정의 깊이가 빨리 변해 호흡억제가 빈번하며, 저혈압 등 심혈관계 억제현상도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고자 박세우 교수는 진정내시경 시 프로포폴과 매우 유사한 약동학‧약역학적 성질을 가진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한 연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에토미데이트 사용에도 프로포폴과 동등한 효과가 나타나며, 환자의 안정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고난이도 내시경시술인 내시경초음파와 역행성담췌관조영술 시술 시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포폴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비교분석한 2편의 연구는 내시경 분야 권위지인 미국소화기내시경 학회 저널인 ‘Gastrointestinal Endoscopy(Impact factor 7.204)’ 2017년 9월과 2018년 1월호에 각각 개재됐다.
에토미데이트에 대한 연구는 기존 소규모 연구를 통한 후향분석 결과가 보고된 바 있었지만, 고난이도 내시경 시술에서 에토미데이트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프로포폴과 비교한 전향적 연구는 처음이다.
연구팀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에서 내시경초음파를 받을 환자 128명과 역행성담췌관조영술을 받을 환자 128명을 각각 무작위로 나눴다. 이후 한 그룹에는 에토미데이트를, 다른 그룹에는 프로포폴을 진정유도제로 사용하고 효과와 안정성을 비교분석했다.
먼저 내시경초음파 시술을 위한 진정내시경 시 저산소증 발생확률이 프로포폴 그룹에서는 31%였으나,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는 6%로 나타나 현저하게 감소했다.
미다졸람과 병용투약한 역행성담췌관조영술 진정내시경에서도 호흡관련 합병증이 프로포폴 그룹에서는 25%였지만,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는 15%로 확인됐다.
또 약제로 인한 저혈압의 빈도‧평균 동맥압의 감소가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 프로포폴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적었다.
환자‧시술자 만족도 측면에서는 프로포폴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에토미데이트가 진정내시경에서 적어도 동등한 효과로 안전한 시술이 가능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세우 교수는 “진정내시경 시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면 프로포폴로 인한 중대한 심폐관련 합병증을 줄이면서 빠른 효과‧회복을 보였다”며 “프로포폴 대체제로 가치가 높은 것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시술시간이 길어지거나 복잡해 깊은 진정상태가 요구되는 췌담도 시술 시 에토미데이트 사용은 프로포폴 등과 비교해 유사한 효과와 월등한 안정성을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내시경시술인 내시경초음파와 역행성담췌관조영술 시술 시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포폴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비교분석한 2편의 해당 연구는 미국소화기내시경 학회 저널인 ‘Gastrointestinal Endoscopy(Impact factor 7.204)’ 2017년 9월과 2018년 1월호에 각각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