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수정의 여행 in]유커 즐겨 쓰는 '알리페이'…방한 관광 활성화 '필수 요소'

2018-10-16 10:21

명동역 8번 출구 앞 빌딩 2층에 위치한 알리페이 라운지 모습. 알리페이 라운지는 명동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환전은 물론 세금 환급, 휴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내 관광업계가 중국인 관광객이 최근 활용하는 '알리페이' 관광시설 도입 필요성을 피력했다. 

세계 유명한 관광지에선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을 잡기 위해 인프라 확대, 서비스 개선 등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이들의 주요 결제수단인 ‘알리페이’를 도입하는 것이다.

국내 관광업계에서도 세계 관광의 판도를 바꾸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선 '전 관광시설 별 알리페이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인 관광객의 주요 결제 수단 ‘알리페이’

유엔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여행객 통계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해외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대비 7% 증가한 1억3000만명으로 집계됐다. 전 세계 관광객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다.

이들이 해외여행을 하며 소비한 금액은 총 1153억 달러(약 123조원)에 달했다.

알리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이를 이용하는 인구 수만 5억2000만명을 상회한다는 얘기다.

해외로 나가는 중국인 관광객의 80% 역시 알리페이를 사용한다.  전 세계가 알리페이에 주목하는 이유다.

알리페이가 리서치 전문업체 닐슨과 ​공동으로 해외여행 소비성향을 조사하고 지불 행태를 분석해 발표한 '2017 중국인 관광객 해외 소비 및 지불 행태 보고서(중국인 해외 여행자 2009명 대상)'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해외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인당 3064달러(한화 347만2430원)를 지출했으며 이중 65%는 모바일 간편 결제를 이용했다.

중국 이외에 다른 나라 관광객의 11%만이 해외여행 중 모바일 결제를 이용하는 것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알리페이, 방한 관광 활성화 위한 중요 수단될 것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도 1인당 미화 3007달러(약 323만원)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는 최고 지출액이다.

2017 중국인 관광객 해외 소비 및 지불 행태를 묻는 설문에 참여한 중국인의 99%는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응답자의 91%는 해외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를 이용할 수 있다면 더 많이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들은 식당에서 종업원을 부르지 않고도 테이블 앉은 자리에서 QR코드로 메뉴를 주문한다. 

단순한 결제 통로 역할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음식 주문, 관광지 입장료, 온라인 펀드 등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분야를 아우르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거지도 QR코드로 결제한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알리페이는 이미 중국인의 보편적인 생활 방식이 됐다.

​우리나라도 이 추세에 발맞춰 카카오페이·페이코 등 모바일 결제 업체들이 스마트폰 QR코드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더디다. 중국인의 다수가 활용하는 알리페이 시스템을 구축한 관광시설도 눈에 띄는 경우가 드물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 명소인 서울 중구 명동 내 상점 곳곳에서는 알리페이 로고를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명동 중심지에 한청돼 있다. 

서울 내 주요 특급호텔 역시 알리페이를 사용하는 곳은 롯데호텔을 비롯해 3개 호텔에 불과했다. 

서울 인근 관광지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실례로 경기도 가평 내 관광시설에는 알리페이가 도입되지 않았다.

알리페이 탓은 아니지만 사드 영향 및 올해 초 치러진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인해 강원지역에 인프라가 집중되면서 가평을 찾는 중국인관광객 수는 예년 대비 줄었다.

정유진 가평MICE관광협의회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알리페이 도입의 필요성에 대해 적극 피력했다.

정유진 대표는 "그동안 머무는 여행지였던 가평은 지금은 스치는 여행지로 인식되고 있다"며 "가평에 중국 본토 관광객을 비롯해 중화권 및 동남아권 여행객으로 붐비려면 알리페이 도입이 필수인데 현재 가평 내 관광지 및 음식점에는 알리페이가 도입된 곳이 없다"며 "현재 알리페이와 협업을 통해 가맹점주를 모집 중이다. 가맹점이 늘면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 씨는 "우리의 관광 시설 이용 비용을 알리페이 로 결제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이뿐만 아니라 200만명이 넘는 알리페이 사용 지역의 유학생, 직장인만 공략해도 가평 관광은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