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사람 폐도 이식 받는다

2018-10-10 07:39
복지부, 중증환자 장기이식 여건 개선
소아 신장환자 기증자 연령제한 완화

[이정수 기자, leejs@ajunews.com]


앞으로 중증 폐질환 환자는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폐를 이식받을 수 있게 된다.

보건복지부는 생명유지 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 가능한 장기 범위에 ‘폐’를 추가하는 내용을 담은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령안’이 지난 8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의결됐다고 9일 밝혔다.

종전까지 폐는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돼왔다. 때문에 폐 이식 수술은 뇌사자가 기능한 폐가 있을 때만 가능했다.

그러나 뇌사자가 기증한 폐는 손상이 생기는 경우가 많아 중증 폐질환 환자에게 이식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실제로 뇌사자 장기 기증에 의한 폐 이식 건수는 많지 않았다. 때문에 지난해에는 서울아산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이 부모 폐 일부분을 떼어내 딸에게 이식하는 ‘생체 폐 이식’을 추진·성공한 바 있다. 당시 의료진은 정부·국회 등에 의료윤리적 검토롤 호소해 수술할 수 있었다.

이번 개정령안 의결에 따라 중증 폐질환 환자는 더 이상 뇌사자 장기 기증을 기다리지 않고도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폐 일부를 기증받아 이식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살아있는 사람으로부터 적출 가능한 장기는 신장·간장·골수·췌장·췌도·소장 등 6종에서 폐가 포함돼 7종으로 늘어난다.

소아 신장 이식대기자에 대한 장기이식 구조도 개선된다. 이번에 의결된 개정령안에 따르면, 신장·췌장의 경우 기증자가 19세 미만이면 19세 미만 이식대기자 중에서 선정된다.

종전까지는 기증자가 11세 이하이면 11세 이하의 이식대기자 중에서 선정됐다. 이는 소아 신장 환자를 배려하기 위한 조치다. 소아 신장 환자 우선 선정권 범위를 11세에서 19세로 늘려, 12세 소아 환자도 우선적으로 기증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기증자가 19세 미만이면 19세 미만 환자에게 우선 이식된다.

복지부는 “이는 현행 제도 운영상 나타난 일부 미비점을 개선·보완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