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라델리' 해외 통상거래서 '갑질' 논란...지역 업체, 소상공인 생계 "위협"
2018-10-08 11:23
커피 재료 기라델리 국내 공급사, 해외 본사로부터 공급 해지 "통보" 받아
국내에서 카페, 초콜릿, 디저트에 사용되며 3대 초콜릿으로 유명한 카페 재료인 '기라델리'가 국내 공급 중단 위기에 놓였다.
특히 커피재료 시장에 핵심적인 재료인 '기라델리'의 공급 중단으로 수도권뿐만 아니라, 지역 중소 유통업체와 카페를 운영해 하루 하루를 생활해 나가는 소상공인들에게는 물량 수급과 함께, 생계에 큰 타격을 받을 전망이다.
기라델리 국내 공급사인 (주)성유엔터프라이즈(이하 '(주)성유')는 최근 미국 본사의 수출 대행업체로부터 일방적인 공급 해지를 통보 받았다고 8일 밝혔다.
그러나 이번에 본사수출대행업체로부터 정식 한국 총판이 정해졌다는 통보와 함께 즉각적인 거래 종료의 안내를 전달 받음과 동시에 그동안 쌓아 놓은 거래처들과의 신뢰와 회사 존폐의 갈림길에 놓이게 됐다.
미국 본사의 일방적인 거래 중지 통보로 인해 피해는 (주)성유뿐 만이 아니라, 지역 중소 유통업체와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에게도 단순 물량 수급의 문제를 벗어나, 그들의 생계가 위협 받게 됨으로써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태이다.
기라델리 제품은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이나 초콜릿, 디저트 가게, 호텔 등에서 '카페'와 음료를 만드는데 사용되며, 초콜릿이 들어가는 모든 제품과 디저트류에서 '핵심 재료군'에 속한다.
13년간 기라델리 제품을 취급해온 (주)성유는 그동안 기존 영업거래선들과의 MOQ(최소발주량) 계약 형태로 운영해 왔다. 이 회사 관계자는 "거래 조정 기간도 없이 갑작스러운 즉각적인 거래 종료 사태로 인해 수도권은 물론 지역의 중소 유통업체 및 소상공인까지 피해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암담한 상황에 침통하다"는 심정을 밝혔다.
또 이번 거래 중지 통보로 국내에서 재유통되기까지는 최소 약 2개월 이상 소요될 예정이라고 이 업체 측은 밝혔다.
제품의 국내 공급을 위한 선적, 하역, 통관 등의 절차는 약 2개월 가량이며, '기라델리' 본사 측에서 선정한 신규 업체와의 거래를 위해서는 가격, 공급방식 등 중소유통사들이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어 실질적인 거래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특히, 전국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본사가 절반 가까이에 달하는 부산 등 영남권 지역의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 본사들도 이번 중단 사태에 대해 심각성과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해결책을 요구했다.
기라델리 재료 베이스의 음료를 판매하는 (주)더의 관계자는 "미국 본사의 일방적인 갑질 행위로 인해 재료 수급 및 음료 제조 부분에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며 이와 관련돼 안정적인 공급 대책 안 또는 이에 상응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향후 발생할 피해에 대한 보상청구 또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중단 사태로 인해 당사자들 간의 소송이 진행되더라도 장시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본사는 이런 점을 악용해 한국 시장을 길들이기에 들어갈 것이며, 이 피해는 하도급 업체와 가장 보호 받아야 하는 영세상공인, 자영업자들, 그리고 소규모 영세 유통업체들 고스란히 다 받게 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주)성유는 수출 대행업체와 기라델리와 (주)성유와의 관계를 알면서도 한국 총판 계약을 체결한 국내유통사에 대해서도 수입금지와 손해배상, 그리고 부정경쟁행위 금지 등의 소송을 전제로 한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