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심재철 행정정보 무단유출 의혹’ 놓고 공방 지속
2018-10-03 15:45
민주 “변명으로 일관…자료 반납·기재위 사퇴해야”
한국 “정부 정보 관리 실패…국회의원 본연 임무”
한국 “정부 정보 관리 실패…국회의원 본연 임무”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심 의원과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벌인 설전이 김 부총리의 승리로 끝났다고 평가하며 심 의원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사퇴를 촉구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심 의원이 대정부질문에서 새로운 내용을 폭로하겠다고 으름장을 놨지만, 이미 언론에 흘린 내용의 재판이었다”면서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태산이 큰 소리를 내고 움직였으나 쥐 한 마리가 나타났다는 뜻)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변인은 “김 부총리의 압승으로 끝난 싱거운 경기”라며 “심 의원은 빨리 자료를 반납하고 기재위를 사임하는 것만이 불필요한 소동을 일으킨 것에 사죄하는 최소한의 도리”라고 주장했다.
국회 기재위 민주당 간사인 김정우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국정감사 위원과 피감기관이 서로 맞고소한 상황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국정감사가 될 수 없다”면서 “심 의원은 기재위 국정감사 기간에 (기재위원을)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역시 기재위 소속인 같은 당 강병원 의원 역시 “심 의원이 너무 과하게 자신의 죄를 변명하려다가 본인의 잘못이 오히려 만천하에 드러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강 의원은 “어제 심 의원이 재정분석시스템에 들어가는 것을 시연한 것은 본인이 어떤 경로로 그 범죄를 저질렀는지 현장 재연하는 것 같았다”면서 “남의 집 문을 뜯고 들어가서 이쑤시개까지 도둑질하고 집주인 문단속을 탓하는 격”이라고 힐난했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정의당도 민주당에게 힘을 실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의 판정패로 게임은 끝났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어제 심 의원은 상황을 역전시킬 만한 한 방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뭔가 뒤에 엄청난 게 있는 것처럼 얘기하니까 국민이 볼 때는 약간 짜증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의정활동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개하는 데 대해 시비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심 의원이 알고 싶어 하는 것을 알게 됐다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의 야당에 대한 폭거가 정도를 넘고 있다고 정부와 여당을 비판했다. 정부의 자료 반납 요구도 “앞뒤가 맞지 않는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료의 내용도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신해 살펴볼 수 있는 정부의 업무추진비 내역”이라며 “명백한 정부의 정보관리 실패를 야당 국회의원의 책임으로 돌리기 급급한 정부여당의 태도에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납세의 의무가 있고, 국회의원은 국민의 성실 납세에 대한 행정부 감시의 책무가 있다”면서 “국민이 정부에 낸 세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 감시하고 확인해야 할 국민의 대표가 바로 국회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전날 한 지상파 토크쇼에 출연해 “청와대 직원들이 와인바가 아니라 24시간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먹었으면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24시간 사실상 비상근무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라서 밤 늦게, 주말·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니까 불가피하게 쓸 수밖에 없다’고 솔직하게 고백을 하면 되는데 ‘합법적으로 증빙 처리됐다’고 해명하니까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