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인터뷰] 가수 베이빌론 "데뷔 후 첫 정규 앨범, 차트보다 의미나 메시지에 집중했으면"

2018-10-03 00:00

[사진=KQ프로듀스 제공]


가수 베이빌론이 데뷔 3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그동안 다양한 OST 참여, 뮤지션들과의 협업을 통해 독보적인 음색과 가창력을 자랑하며 많은 사랑을 받아온 베이빌론은 이번 앨범을 통해 자신만의 색채가 가득 담긴 음악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농익은 감성이 눅눅하게 묻어나는 이번 정규 1집 앨범 타이틀은 ‘카엘로(CAELO)’는 ‘천국, 하늘, 무언가에 새기다’라는 의미를 가진 라틴어로 앨범 전체 스토리를 대표하는 단어이자 이번 앨범에 수록된 총 열 세 곡 각각에 담긴 기억과 이야기들이 구슬로 형상화 돼 보관 되어 있는 베이빌론의 무의식 세계를 표현하기도 한다.

총 열 세곡으로 꽉 채운 이번 정규 앨범에 대한 베이빌론의 감회는 남다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아주경제 본사를 찾은 베이빌론과 첫 정규 앨범과 관련해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눴다. 다음은 일문일답.

Q. 데뷔 3년만에 첫 정규 앨범이다. 왜 이제야 정규 앨범을 냈으며, 소감은 어떤지?
- 정규 앨범을 낸다는 게 정말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쉬운 게 아니더라. 신경 써야 할게 많고 집중해야 할 것도 많기 때문이다. 녹음에서부터 믹스, 마스터링까지 일일이 봐야했다. 예전부터 정규 앨범을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은 따로 없었다. 이번엔 곡 작업을 하다보니 곡이 좀 더 많이 축적이 됐다. 원래는 미니 앨범 형태로 내려고 했는데 생각해보니 곡을 모아 놓은 게 많더라. 그래서 이번엔 좋은 기회가 와서 정규앨범을 발매하게 됐고, 제게는 좋은 경험이 됐고 과정이었다. 뮤지션으로 조금 더 성숙해지고 예전보다 더 좋아지게 된 발판이 된 것 같다. 디딤돌이 되지 않을까 싶다. (웃음)

Q. 정규 앨범이지만 아쉬움도 있을 것 같다.
- 그렇다. 정규 앨범엔 장단점이 있다. 장점은 뮤지션으로써 정규앨범을 발매하면 음악에 대한 깊이나 이해, 지금까지 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정규 앨범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점은 한 곡 한 곡 다 정성이 들어간 곡인데 앨범 한 번 발매하면서 그 곡들이 소진되는 게 아쉽긴 하더라. 열 세곡 모두 너무 애정이 담긴 곡들이라 타이틀곡은 두 곡이지만 모든 곡들이 제게는 타이틀곡 같다.

Q. 첫 정규 앨범 ‘카엘로’는 어떤 앨범인가.
- 이번 앨범엔 판타지, 하늘, 천국 같은 추상적인 느낌을 담아냈다. 그러나 추상적인 것만 있는 건 아니다. 세계관이라 볼 수 있다. 너무 터무니없는 추상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니라 냇가를 보면 얼굴도 보이고, 나무도 보이고 하늘도 보이듯이 비춰지는 것을 물 속 세계관이라 정의하고 또 다른 세상이라 봤다. 그 물에 비춰지는 모습들은 현존하고 있는 모습들이라 보고 그 물속으로 들어가면 또 다른 세계라 생각하고 앨범을 만들었다.
 

[사진=KQ프로듀스 제공]


Q. 굉장히 철학적인 느낌의 앨범인 것 같다.
- 꼭 그런것만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어렵지만 긍정적으로 승화시키려고 했다. 그래서 열 세곡이산만해지지 않고 곡들마다 다르지만 거기서 보이는 테마라든지 이어지는 기승전결 같은 건 영화처럼 한 눈에 볼 수 있고 귀에 다 들어올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했다.

Q. 타이틀곡을 ‘One More Night’(원 모어 나잇)과 '카르마'를 선택한 이유와 어떤 곡인지 설명해달라
- 열 세곡 중에 타이틀곡을 정하기 쉽지 않았다. 일단 '원 모어 나잇'은 후보 네 곡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곡이었다. ‘원 모어 나잇’에는 사랑하는 마음은 있지만 그 사랑의 가사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랑, 이별, 슬픔, 간절함, 헤어짐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헤어지고 나서 상대방에게 더 있고 싶고, 다시 만나고 싶은 애절한 마음을 담아낸 업템포 곡이다. ‘원 모어 나잇’은 꼬박 1년 반이 걸렸다. (웃음) 또 다른 타이틀곡 '카르마'는  열 세곡 중 제일 비트가 강렬하고 오리지널 버전과 디럭스 버전이 같이 수록 돼 있는데 두 곡을 대조하면서 듣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Q. 모두가 애정이 가는 곡인데 타이틀곡들 말고 다른 곡을 추천해준다면?
- 수록곡 중 ‘바보’다. 현재 ‘쇼미더머니777’에 나오는 핫한 나플라라는 친구가 피처링을 해준 곡인데 그 곡은 어쿠스틱적인 분위기가 강하다. 그래서 음악을 잘 안 들으셨던 분들이나 음악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편하게 들으실 수 있다.

Q. 그간 많은 뮤지션들과 협업했다. 어떻게 다양한 뮤지션들과 함께 할 수 있었나?
- 일단 나플라라는 친구는 ‘쇼미더머니777’에 나오기 전부터 음악을 잘하는 친구라 같이 작업을 하고 싶었다. 그 친구가 미국에 있을 때부터 음악적인 교류가 있어 함께 작업하게 됐다. 그동안 지코, 더 콰이엇, 빈지노, 개코, 김나영, 도끼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작업했다. 원래 처음엔 팔로알토 형과 작업했는데 팔로알토 형의 정규 앨범 타이틀곡 ‘굿 타임’ 피처링에 참여했는데, 그 노래를 계기로 개코 형, 빈지노 형과도 작업할 수 있게 됐다.

Q. 함께 협업했던 가수 말고 또 함께 하고픈 뮤지션이 있는가?
- 넬 김종완 선배님과 함께 해보고 싶다. 보컬색이 너무 좋으시다. 또 양희은 선배님과의 협업도 궁금하다. 양희은 선배님 목소리가 너무 좋아 함께 하고 싶다. 양희은 선배님의 목소리에는 그 무언가가 있다. 가슴을 후벼파는 슬픔이랄까. 아무 생각 안하고 들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난적이 있었다. 노래로 막 쓰다듬어주시는 느낌이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 생각한다. (웃음)
 

[사진=KQ프로듀스 제공]


Q. 방송 노출은 적은 편인 것 같은데.
- 저 나름대로는 하고 있는 편이다.(웃음) 일부러 안 나오는 건 아니다. 음악적인 작업을 많이 하고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방송 출연에 깊게 생각 안하는 것 뿐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나 다양한 콘텐츠쪽으로도 출연한다.

Q. 최근 지코의 단독 콘서트에 깜짝 등장했다. 같은 소속사라 더욱 친분이 있을 것 같은데
- 원래 예정된 일정이 아니었다. 제게 먼저 연락을 해줬고 굉장히 고맙고 감사했다. 실력이 있고 훌륭한 뮤지션의 공연에 함께 설 수 있다는 것에 더욱 자극을 받았다. 지코 공연은 솔로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아티스트의 색이 강한 것 같다. 게다가 관객 분들도 확실히 다 하나가 돼서 더 열심히 하더라. 저도 공연을 계기로 더욱 연구하게 됐다.

Q. 다양한 곡을 만들다보면 슬럼프가 찾아올텐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극복하는가
- 그런 시기가 오면 일단 많이 걷는다. 계속 걷고, 걸으면서 생각한다. 조용히 산책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다가 슬럼프가 왜 찾아왔는지 고민해본다. 슬럼프가 잦은 건 아니다. 잘 될 때도 있고 안 될 때도 있는데 숙명인 것 같다.

Q. 자신만이 가진 뮤지션으로서의 강점, 무기가 있다면 뭘까
- 불완전함이라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을게 무기다. 모두 다 신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다. 그 안에서 또 기계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제가 들어도 완벽하지 않은 게 있어서 거기서 오는 자연스러움이나 공감대가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가장 강점과 무기는 목소리가 아닐까 싶다. (웃음)

Q. 이번 앨범을 통해 어떤 걸 얻고 싶은지?
- 제 노래를 듣는 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차트에 대한 욕심은 없다. 앨범의 의미나 메시지를 좀 더 집중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차트보다는 소수의 인원이 듣더라도 ‘이 노래 듣길 잘했다’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 앨범이 각자의 인생에서 힐링이 된 것 같다는 생각만으로도 성공한 앨범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웃음)

Q. 마지막으로 올해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 개인적으로는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 또 음악적으로는 단독 공연을 통해 깊이있게 서로 공감하고 싶다. 음원으로는 많이 활동했으니 공연으로 관객들과 호흡하고 싶은 게 목표다.
 

[사진=KQ프로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