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재정정보 유출 의혹…여야 갈등 확전
2018-09-27 18:20
한국 “심 의원 압수수색 제1야당 탄압”
민주 “도둑이 되레 몽둥이 들고 나대”
민주 “도둑이 되레 몽둥이 들고 나대”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은 27일 재정정보 유출 의혹이 일고 있는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정부·여당이 강하게 반발하며 추가 고발 방침을 밝혔다. 추석 연휴 직전 검찰의 심 의원실 압수수색 등 갈등 국면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점차 확전하고 있다.
심 의원은 재정정보시스템을 통해 확보한 2017년 5월~2018년 8월 청와대 업무추진비 자료를 분석해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2억4000여만원의 업무추진비가 부적절하게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청와대가 비정상시간대(오후 11시 이후 심야 시간대 등)에 사용한 건수는 현재까지 총 213건4132만원에 달한다”고 했다. 아울러 “법정공휴일과 토·일요일에 지출된 건수도 1611건, 모두 2억461만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아울러 “업무와 연관성이 없는 주점에서 사용되는 등 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건도 총 3132만원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실이 해당 자료를 분석한 결과 △주막·막걸리 △비어·호프·맥주·펍 △이자카야 △와인바 △포차 △바 등이 포함된 경우가 236건에 달한다는 것이다.
한국당 또한 이날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의원총회를 열고 정부와 여당을 공격했다. 특히 오전 의총이 끝난 직후에는 문희상 국회의장실을 항의 방문해 검찰의 심 의원실 압수수색을 성토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어 “열어줄 생각은 하지도 않고 오히려 자의적인 권력을 행사해서 의원실을 압수수색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라며 “야당 탄압이고 의회 권력의 무시”라고 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감 보이콧도 시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심재철 의원실 압수수색은 행정부에 의해 입법부가 유린당한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헌법에 보장된 국감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주장을 강력히 성토했다. 사건의 본질은 심 의원이 비인가 정보를 무단으로 열람해 유출했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심 의원 자료 공개를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잘못을 저지른 도둑이 도리어 몽둥이를 들고서 나대는 꼴”이라며 “이번 사건의 본질은 심 의원실이 30개 정부기관의 47만여건에 달하는 행정자료를 무단으로 열람하고 빼돌린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 사건은 범죄 행위를 바로잡는 것이지 정쟁 수단이 될 수 없다”면서 “심 의원실은 불법으로 빼돌린 비인가 행정자료를 정부에 반환하고, 검찰에 출두해 성실하게 조사받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아울러 심 의원의 기획재정위원직 사퇴와 자료 반환을 요구했다. 박경미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심 의원의 청와대 업무추진비 내역 공개 후 낸 논평에서 “심 의원과 기재부가 맞고소한 상황에서 기재위원으로 국정감사를 치르는 것은 옳지 않다”며 “심 의원은 기재위원직을 내려놓고 취득한 정부의 비공개 자료는 즉각 반납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