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주의 도심 속 진주찾기] '공급대책' 원정대의 모험..."서울 빈 땅을 찾아서"

2018-09-18 14:44
국토부, 오는 21일 '공급대책' 발표...'자투리 땅 모으기'에 그칠까 우려

국토교통부는 오는 21일 '공급대책'을 발표한다고 예고했다.[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지난 13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오는 21일 ‘공급대책’을 내놓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동안 서울의 집값 폭등은 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서라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죠.

‘9·13 부동산 대책’ 이전 경기 과천시와 안산시를 비롯한 일부 지역이 택지개발지구로 선정될 것이라는 자료가 유출되면서 공급대책에는 더 비상이 걸렸습니다. 여기에 국토부는 서울에 공급을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을 풀어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임기 시작부터 ‘서울시민에게 공원을 돌려주겠다’고 말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이 쉽게 물러서지 않으면서 17일 열린 국토부와 서울시의 회의에선 고성이 오갔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공급’은 하겠다고 했는데 어디에 할 지 뚜렷한 방안이 없자 언론에서는 전망 기사를 쏟아낼 수밖에 없습니다. 하루에 몇 개씩 아직 개발되지 않았거나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지역을 ‘점 찍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죠. 마치 서울의 빈 땅을 찾아나서는 원정대 같습니다.

지금까지 흘러나오고 있는 방안은 여러 가지입니다. 우선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한 그린벨트를 풀어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안입니다. 떠오르고 있는 후보지는 강남구 세곡동과 서초구 내곡동, 우면산 일대입니다. 내곡지구와 세곡지구는 앞서 이명박 정부 시절 그린벨트를 풀어 보금자리주택이 들어선 곳이죠. 이 일대와 인접한 지역에 위치한 녹지를 그린벨트에서 해제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는 겁니다. 서울 외곽이지만 강남권에 있어 신혼부부와 청년들이 출퇴근하기 좋은 지역이죠.

다음으론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공동주택을 보급하는 방법입니다. 20명이 안 되는 주민들이 모여서 낡은 건물을 재건축과 가로주택정비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탈바꿈시키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도시재생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 정부 들어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행정지원을 통해 인허가 기간을 줄이는 등 많은 혜택을 주며 주민들이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이죠. 지금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사업으로 9·13 대책 발표 당시 김동연 부총리가 “소규모 정비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공급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나올 수 있는 단지 수는 제한적인 만큼 공급대책에 얼마나 도움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철도부지 등 수도권 내에 있는 유휴부지를 개발하는 방법입니다. 철도부지와 차량기지 외에도 옛 성동구치소 부지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신도시를 개발하던 과정에서 사들인 뒤 개발하지 않고 남긴 토지를 활용하는 방법과 수도권에 남은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아파트를 짓는 방법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모든 방안이 어떤 방법으로 담길 지는 21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공급’이 문제라는 지적이 계속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중 현상을 해결할 장기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못한 채 ‘자투리 땅 모으기’로 그칠까 우려된다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