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환의 지피지기] 베트남 건설 사업에서 유의할 점
2018-09-17 15:27
"외국인 투자유치 적극적...시행령 미비 등 예기치 못한 상황 많아"
"베트남 건설 경기 당분간 호황일 듯...외국인 제약사항 확인해야"
"베트남 건설 경기 당분간 호황일 듯...외국인 제약사항 확인해야"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이다. 1986년 ‘도이머이’ 정책을 도입하면서부터 시장경제 체제로 바뀌었다. 한국은 베트남 내 외국인 투자 1순위를 점하고 있다. 교역 규모도 중국, 미국에 이어 곧 3위로 부상한다. 한류도 태풍 수준이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대한 호감, 한국 상품에 대한 인기도 높다. 인구도 1억명에 육박하여 소비시장도 크다. 외형상으로는 모든 것이 고무적이다. 베트남은 ‘기회의 땅’이라고 한다. 지금 투자하지 않으면 기회를 잃는 것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다.
◆외국인 투자 유치 적극적이지만··· "면밀한 시장조사 필요"
그러나 베트남에서 실제로 경험을 해본 사람들은 신중할 것, 시장조사를 면밀히 해볼 것을 주문한다.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국제 기준에 따라 법 제도 면에서 새로운 법률을 제정해 나가고 있지만, 시행령이 미비하거나 담당 공무원들의 업무 능력이 미숙하여 처리 기간이 의외로 많이 소요되는 등 예상치 못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와 성격에 따라 총리, 중앙정부 직할시 또는 성 인민위원회 위원장이 허가권을 갖는다. 중앙정부 직할시나 성 인민위원회 위원장은아파트 건설 사업이나 호텔, 업무용 건물 등의 사업에 대해서도 허가권을 갖고 있다.
2020년까지 베트남의 주택 개발 사업을 보면, 대도시 인구 집중으로 인한 주택난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임대주택 건설, 노후화된 기존 공동주택 개량, 도심 하천변의 주택 철거, 홍수 취약 지역의 주택 개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주거 생활 수준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어서 베트남의 건설 경기는 당분간 호황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 기업이 베트남에서 부동산 건설 사업을 구상하는 경우에 유의할 점을 몇 가지 살펴보자. 2015년 7월 1일부터 효력을 갖는 주택법 159조에 따르면 외국인이나 외국단체는 주택을 소유할 수 있고 주택 사업에 투자할 수 있다. 이는 건설 경기 활성화에 있어 청신호이다. 단, 아파트 1개 동에 30% 이상 또는 아파트 단지에 250채 이상을 소유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 또한, 외국인 투자자는 토지 사용권을 획득한 후 토지를 분할하여 매각할 수 없다. 공원묘지를 조성하여 묘지를 분양하는 사업도 할 수 없는 분야다.
건설업에 투자하려면 외국인 투자법에 따라 투자 허가를 받아야 함은 당연하다. 사업 허가를 받는 과정이 복잡하고 부대 자금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추진 과정에서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급하게 결정하거나 서둘러서는 안 된다. 발품을 많이 팔고 정확한 정보를 많이 수집하여 지름길을 잘 찾아야 할 것이다. 사업 허가를 받았다 하더라도 사업 승인 기간 내에 사업이 완성되지 못하면 토지 사용권을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어서 사전에 철저히 준비를 하고 시작해야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피할 수 있다.
건설에 투자할 경우 가장 중요한 점은 보상비 문제다. 건설 부지가 나대지라면 몰라도 시내에 있는 주택을 재개발한다거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 주택을 헐고 건물을 새로 지을 때는 주민 이주 대책에 따른 보상 문제가 간단하지 않다. 아파트나 주택 가격도 대도시 중심부는 서울 가격에 육박하여 비용도 만만치 않고 거주민과의 협상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당에서 결정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속단해서는 안 된다. 베트남 정부에서 강제로 수용해서 외국인 투자자에게 건설 사업을 허가해 주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기적인 도시개발 계획을 보고 입지를 정하되, 토지 사용권과 주택의 보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명확한 방안이 있을 때 과실 송금 문제, 아파트 분양 관행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안경환의 지피지기]는 한국베트남학회 회장이자 베트남 하노이 명예시민인 안경환 조선대 교수가 수십년간 베트남을 오가며 직접 보고 느낀 베트남의 실제 모습을 소개하는 코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