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총리, 금리 인상 압박?..."금리 안 올리면 가계부채 등 문제 계속돼"

2018-09-13 14:40
중앙은행 통화정책 중립성 침해 논란
박근혜 정부 금리 인하책, 가계부채 역풍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제364회국회(정기회) 제5차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13일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자금 유출이나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에 따른 문제, 가계부채 부담 증가도 생길 수 있고 올리지 않으면 현재와 같은 문제가 계속될 것이라는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중앙은행에 금리 인상을 압박하는 것이어서 우려된다.

행정부가 금리 인상 여부를 두고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것은 자칫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이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날 채권 금리가 급등(채권 가격 하락)하는 등 채권시장이 술렁였다.

한 채권시장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한국은행보다 청와대나 정부 관계자의 말을 더 믿어야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전 박근혜 정부 때 단행됐던 금리 인하로 가계부채 급증이라는 역풍을 맞게 됐다고 밝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박근혜 정부 때 금리 실책의 문제가 있었으면 정권이 바뀌었으니 여기에 대해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고 질의했다. 

이 총리는 "(박근혜 정부)당시 금리 인하가 나름의 이유는 있었겠지만, 결국 '빚내서 집 사자'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었고 가계부채 증가를 가져온 역작용을 낳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바뀐 뒤 금리 정책에 대해 여러 가지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고민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재차 "문재인 정부가 재벌 위주 경제에서 포용성장으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술을 시작했다면 국민에게 고통을 더 소상히 설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 총리는 "모든 변화에는 고통이 따른다"며 "고통의 설명보다 희망을 드리고자 하는 데 좀 더 주력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