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GGGF] 곤도 게이코 일본 코코에 대표가 전하는 '워킹맘의 창업 도전기'

2018-09-13 15:08
곤도 대표 "창업은 실패 극복이 성공의 열쇠"

“창업의 성공은 사업의 성장보다 실패했을 때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곤도 게이코(近藤恵子) 코코에 대표는 13일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착한 성장, 좋은 일자리 글로벌 포럼(2018 GGGF)’ 둘째 날 기조강연에서 “창업하면 한 번은 반드시 실패를 경험하게 돼 있다”며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네트워크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후생노동성 담당기자를 거쳐 인터넷 통신교육·출판 최대 업체 베네세코퍼레이션에서 굵직한 사업을 성공시킨 경험이 있는 곤도 대표는 2016년 사표를 내고 스타트업 창업의 길로 들어섰다.
 

곤도 게이코 일본 코코에 대표가 '여성기업가가 본 일본의 스타트업 현황'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곤도 대표는 베네세 근무시절 희망했던 신규 사업팀에 합류하기가 어렵게 되자 회사를 나가 직접 사업을 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두 명의 아이를 키우며 창업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지만,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며 1년 동안 창업 관련 교육을 받고 코코에(Cocoe)를 창업했다. 코코에는 사이트 제작과 운영 등 폭넓은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코코에의 첫 사업 아이템은 ‘온라인 심리상담’이었다. 일본은 심리상담을 받고 싶지만 주변 사람들의 눈을 의식해 직접 심리상담을 받아보기가 어려운 환경이라는 점에 착안해 발굴한 서비스다. 온라인으로 심리상담을 예약하면 담당 상담사가 직접 전화를 걸거나 모바일 채팅을 통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아이템은 창업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로부터 투자를 받아 성공하는 듯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 유료회원 유치가 어려운 현실에 부딪혀 수익화에 실패했다.

곤도 대표는 “이때 겪은 사업실패로 창업을 접으려고 했지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비즈니스 스쿨에 다니며 구축했던 네트워크가 큰 도움이 됐다”며 “그때 만난 창업가들의 조언과 도움이 없었다면 창업을 완전히 접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코코에는 실패에서 배운 경험을 토대로 시작한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사업으로 창업 3년 만에 매출 규모가 100배 증가했다. 
 

곤도 게이코 일본 코코에 대표가 '여성기업가가 본 일본의 스타트업 현황'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곤도 대표는 이날 강연에서 일본 여성들의 스타트업 창업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최근 일본은 매년 20만~30만명의 창업가를 배출하면서 초유의 창업 열기가 일고 있지만,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은 매년 감소하고 있다. 여성의 창업 건수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일본 중소기업청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여성들이 창업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아이템을 사업화시킬 방법을 모르기 때문으로 조사됐다.

곤도 대표는 “현재 일본 여성들은 자신의 생활에 만족하는 경향이 강해 창업하기 꺼리는 측면도 있다”며 “여성의 창업은 생활에 영향이 없는 범위, 취미의 연장으로 사업을 연계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1인 스타트업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에서 여성들의 1인 창업을 '쁘띠(Petit) 창업'이라 부른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경기가 살아나자 창업 붐이 일고 있다. 창업 붐이 일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민·관 프로그램, 액셀러레이터, 창업공간도 점차 늘고 있다. 

곤도 대표는 “일본에 창업 붐이 불고는 있으나 아직 여성들의 진출은 적다”며 “여성의 창업은 아직 많지 않지만, 창업하려는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곤도 대표는 “아이 2명을 키우면서 회사를 경영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하루하루를 익사이팅하게 보낼 수 있는 즐거움이 더 크다”며 “스타트업은 여성이 모든 선택지를 가질 수 있는 멋진 경험을 제공해주기 때문에 여성들의 창업을 적극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