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뚝'" 중국증시 '좀비주' 확산
2018-09-13 15:05
하반기 들어 급증한 좀비주…전체 상장사 40%
무역전쟁 등 영향에 따른 증시 부진, 이성적 투자확대가 이유
무역전쟁 등 영향에 따른 증시 부진, 이성적 투자확대가 이유
최근 들어 중국 증시가 지지부진하면서 '좀비주(僵尸股)'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좀비주란 주가가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는, 그래서 투자자들이 내다팔지도 못해서 거래가 저조한 주식을 말한다. 보통 최근 하루 거래대금이 2000만 위안(약 32억7800만원)이 채 안 되는 종목을 좀비주라 부른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윈드사에 따르면 9월 들어 12일까지 상하이·선전증시에서 좀비주로 분류된 상장사는 모두 1397개로, 전체 상장사의 40%에 육박했다. 12일 하루에만 모두 35개 상장사가 좀비주에 추가됐다고 중국 21세기경제보가 13일 보도했다.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ST산수이(ST山水)'가 대표적이다. 이 종목은 지난 12일 하루 거래대금이 38만3100위안(약 6200만원), 하루 거래량은 5만3500주도 안 됐다. 주식을 사고 파는 턴오버 비율은 0.03%에 그쳤다.
'*ST공신(工新)'도 9월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17만8600위안으로, 중국증시에서 가장 낮았다.
9월 들어 할 거래대금이 1000만 위안 미만인 종목은 모두 643개에 달했다. 하루 거래량으로 보면, 신규 상장한 종목를 제외, 하루 거래량 100만주 이하 종목도 501개였다.
그런데 지난 7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 하루 거래대금 2000만 위안 이하 종목은 899개, 100만주 이하 종목은 297개로 늘었다.
좀비주 비중이 40%에 육박한다는 건 중국증시가 얼마나 부진한지를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최근 중국 금융업계 디레버리지(부채 축소) 가속화, 무역전쟁·신흥국 시장 불안등 전 세계 경제 불확실성 리스크 확대로 중국 주식시장이 타격을 입으면서 투자심리가 저조한 것이라고 시장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에 미련이 남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주식 투자 의향이 있는 사람들도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관망세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상하이증시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11, 12일 이틀 연속으로 1000억 위안을 밑돌았다. 12일 종가 기준, 상하이종합지수는 2016년 1월 이래 최저치인 2638.30선보다 약 1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좀비주가 실적이 불확실하고, 성장성이 없는 종목들로, 시장에 의해 '버려진 종목'이라고 지적한다. 중국증시도 선진국 자본시장처럼 이성적 투자 관념이 확산되면서 좀비주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물론 좀비주라고 해서 상장사 실적이 나쁘다는 건 아니다. 통계에 따르면 좀비주 1397개 중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비 하락한 종목은 379곳, 순익이 하락한 종목은 561곳이라고 전했다.
좀비주와 함께 저가주도 빠르게 늘고 있는 추세다. 윈드사에 따르면 12일 종가 기준, 주당 5위안 이하 종목이 833개로, 이중 29개는 '1위안짜리'다. 주당 1위안도 채 안되는 초저가주도 2개에 달한다.
일부 기관에서는 거래대금 위축, 저가주 확산을 중국 증시가 바닥을 서서히 치고 있다는 신호로 보기도 했다. 미·중 무역전쟁, 중국 경기 둔화 등 영향으로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서만 19% 넘게 하락하는 등 줄곧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