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절반 이상 추석 자금 사정 "어렵다"…최저임금 인상·매출감소 영향

2018-09-13 06:00
中企 10곳 중 3곳 "상여금 지급 없어"

민족 대명절 추석을 한 주 앞둔 가운데 중소기업 10곳 중 5곳은 자금사정이 원활하지 않아 연휴 부담이 큰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30%는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953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중소기업 추석 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중소기업 절반 이상(51.9%)이 자금사정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자금사정이 원활하다고 답한 곳은 8.4%에 그쳤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매출액 규모로 살펴보면 매출액이 적을수록 자금사정이 '곤란'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자금사정이 어려운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67.5%로 가장 많았다. '판매대금 회수지연'(32.1%), '원자재 가격 상승'(29.9%)이 뒤를 이었다.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 비중은 지난해 23.1%에서 6.8%p 증가했다. 이는 국제유가와 국내외 원자재 가격이 2016년 이후 계속 상승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올해 추석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55.8%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급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29.7%였다. 추석 상여금(현금) 미지급 응답 사유는 '연봉제로 미지급'(15.4%), '경영곤란 미지급'(14.3%) 순이다.

지급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정액지급시 1인당 평균 66만6000원, 정률지급시 기본급의 51.9%를 지급하겠다고 답했다.

조사 대상 중소기업의 추석 연휴기간은 평균 4.6일로 나타났다. 이중 72.6%는 '5일 이상', 17.2%는 4일, 6.7%는 3일 휴무를 계획했다.

[자료=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이 추석에 필요한 자금은 평균 2억8700만원으로 지난해(2억3900만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추석 자금 수요는 4800만원 증가했지만, 자금 확보율(67.0%)은 오히려 5.9% 낮아졌다.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사정이 전년대비 악화했다는 의미다. 

업종별로는 도·소매업의 추석 자금 확보율이 54.0%로 가장 낮았다. 이는 매출감소와 최저임금 인상 요인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 부족한 추석 자금 확보를 위해 '납품대금 결제연기'(47.6%), '납품대금 조기회수'(43.1%)를 계획하는 중소기업 비중이 높아 자금부족이 거래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여건이 '곤란'하다는 응답은 35.1%로 지난해 30.6%에 비해 증가했다.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는 물적 담보요구(32.9%), 고금리(31.8%),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 대출(29.2%) 등을 꼽았다. 금융권의 물적 담보요구는 담보여력이 부족한 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여전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매출 규모가 작을수록 금융기관 차입도 어려웠다.
매출액 10억원 미만인 기업은 매출액 200억원 초과 기업보다 금융기관 차입이 12.2%p 낮았다. 사채 조달이나 대책이 없다는 응답은 각각 15%p, 14%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규모 기업에 대한 금융 접근성 문제 해소가 시급하다는 의미다.

이재원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중소기업의 추석 자금 사정이 지난해보다 다소 나빠졌다"며 "내수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원자재 가격의 상승에 따라 어려워진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이 조사에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출감소 등으로 중소기업의 자금수요가 증가하는 현실에서 금융기관의 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체감도 높은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확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